고도육성 아카데미 3기 전주한옥마을 답사

‘손님’의 ‘입소문’이 최고의 홍보

고도육성 아카데미 3기생 29명은 유기준(공주대)교수와 함께 전주한옥마을답사를 다녀왔다.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화창한 날씨에 모두 안심을 하며 8월 6일 오전 8시 30분 공주대학교 인문사회관 앞에서 출발했다.

▲ 오목대에서 바라본 전주한옥마을의 전경

먼저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 도착, 다경루에서 조영호 전주시청 한스타일관광과 관광홍보팀장의 ‘전통문화가 관광자원이다’라는 주제의 전주한옥마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조 팀장은 “관광객이라고 하기보다는 우리 집에 오신 ‘손님’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을 생각하고 맞이했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홍보하는 것 중에 가장 빠르고 중요한 것이 ‘입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 순간 고개를 끄떡 일 수밖에 없었다. 조 팀장은 관광에 대한 의식이 높구나 하는 생각과 공무원이기 이전에 참으로 앞서가는 마인드를 가진 ‘프로’라고 느꼈다. 

▲ 전통문화관에서 전통혼례를 올리고 있다.

이에 유기준 교수는 “내가 ‘관광객’의 입장에서보다 ‘손님’이라는 입장에서 가게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고 방문하는 곳에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간다”면서 “맞아들이는 입장에서도 ‘관광객’이라고 생각하면 나와는 동떨어져 있고 나와는 별개의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손님’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내 안에 있는 사람, 내가 품어주어야 될 사람으로 인식을 갖게 되어 참으로 좋은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외국인이 ‘아름다운 곳’으로 선정한 곳
사람과 함께 숨 쉬는 한옥

전주 한옥마을은 2002년 월드컵이 우리나라에 개최되었을 때 전주가 월드컵개최 장소로 선정이 되어 전주가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를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어떤 이미지를 갖고 나가야 할까하는 고민을 하다가 전주한옥마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개발하게 되었다. 2010년에는 외국인이 관광하기 좋게 생각하는 아름다운 곳으로 전주가 꼽혔다.

▲ 영화 '취화선'의 주인공 장승업을 이용한 술 박물관의 조경

한옥은 천년을 간다고 한다. 사람이 살지 않으면 수명은 100 - 200년 밖에 안가는 한옥이다. 사람이 들어가 살면서 사람과 교감을 하고 사람이 쓸고 닦아주고 보호하고 하다보면 사람의 손길로 인해 더 오래간다고 한다. 그래서 문화유산은 그 빛을 더 발하는 것이고 우리들과 같이 공존하며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경루를 나오려는데 옆에 전시되어있는 전시품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여의 금동대향로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조 팀장에게 “공주에서 나오는 관광 상품들이 많다. 무령왕금제왕관모형 및 철화분청사기, 목공예품 등도 유명하니 공주의 문화상품도 전시해 줄 것”을 부탁했다.

▲ 우리나라 대표 음식중 하나인 전주비빔밥

전주비빔밥과 오방색의 의미
세계에서 제일 의미 있는 한국전통혼례

12시가 되어 한벽루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의 메뉴는 전주하면 생각나는 ‘전주비빔밥’을 정갈하게 담아낸 다양한 반찬과 함께 전라도 전통음식을 맛보았다.

전주비빔밥은 그 맛도 일품이지만 원재료는 물론 위에 얹어지는 고명이 우리의 전통색인 오방색(五方色)을 활용하였는데 먹거리에서도 색의 조화를 이루는 선조들의 지혜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도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식당 입구에 세워진 ‘한바탕 전주 세계를 비빈다’ 카피와 로고가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식사를 마친 뒤 전통문화관에 들러 전통혼례 관람을 했다. 실타래를 풀어내듯 정성을 기울여 치르는 전통혼례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신랑신부의 모습이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언젠가 서울 한국관에서 우리의 전통혼례식으로 결혼을 한 외국인 부부가 있었다. 방송국 리포터가 왜 한국의 전통혼례식으로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그 외국인은 “세계 각국을 돌아다녀본 후 제일 의미 있는 결혼식은 ‘한국의 전통혼례식’이었다”고 대답했던 것이 떠올랐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것을 보면서 흐뭇했다.

맨발의 판소리 한마당  ‘전주난봉가’

▲ 전주동헌에서 김순석 전통문화연수원장의 전주난봉가 판소리 한마당

이어 발걸음을 전주향교 내의 명륜관으로 향했다. 수백 년 된 보호수 은행나무와 배롱나무가 우뚝 서 있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독립운동가 장현식 선생의 고택에 들린 뒤 우리는 전주동헌으로 갔다.

갑작스런 방문으로 김순석 전통문화연수원장은 조영호 팀장의 부탁으로 풍낙헌에서 맨발로 뛰어나왔다며 갑작스레 이렇게 설명을 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인사를 했다. 최범수 회장은 이왕 맨발도 벗고 부채도 들고 오셨으니 판소리 한 소절 읊으시지요?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자 김 원장은 ‘전주난봉가’ 중 한 소절을 읊으며 판소리 한마당을 펼쳐 보였다. 역시 판소리의 고장답게 어느 곳에서도 우리 소리의 한마당이 펼쳐지는 곳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전주의 판소리 한 자락을 들려주어 더위도 잊고 답사팀원들의 얼굴과 입가에 환한 미소와 감동을 받게 했다.

▲ 관광객의 이해를 돕는 양사재 설명판

또 현판에 새겨진 글씨 화향조어(花香鳥語)“꽃은 향기가 나고 새는 조잘 거린다”를 설명해 주었고 전주한옥마을은 모든 것을 자연과 사람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태조 어진(御眞)과 사고(史庫)의 경기전(慶基殿)

경기전(慶基殿 사적 제339호)은 조선왕조를 연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 즉 어진(御眞)을 모시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전주, 경주, 평양 등의 어진 봉안처를 처음에는 어용전(御容殿)이라 불리었는데, 태종 12년(1412)에 태조 진전(眞殿)이라 하였다가 세종 24년(1442년)에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숭전이라 각각 칭했다.

▲ 태조 이성계 어진

경기전은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되었으나 광해군 6년(1614년)에 중건되었다. 경기전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 봉안과 함께 전주사고(史庫)가 설치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임진왜란 때 태조어진은 모두 소실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곳은 경기전이 유일하다.

경기전은 왕과 왕후의 위패를 모신 종묘와 비슷한 격으로 관리됐으며 따라서 경기전의 건축뿐만이 아니라 나무들도 수령이 오래된 것이 많고, 각기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인간과 자연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왔다. 경기전의 나무들은 조선시대의 왕조와 사대부들의 자연관과 문화, 생활상이 담겨져 있다.

▲ 경기전으로 들어가는 길 - 태조로 입구

전주사고 서고는 창문을 사방으로 냈으며 2층은 서고로 사용을 했고 아래층은 통풍이 잘 되도록 지지할 수 있는 축대를 설치해 놓았다.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중간 중간 조 팀장이 설명을 곁들였다. 전동성당은 밤에 오는 것이 좋다고 했다. 외지에서 야경을 보기위에 밤에 오기도 한다며 야경이 멋지고 전주의 아름다운 십경(十景)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경기전 밖으로 나와 혼불의 저자인 최명희 문학관을 보았고 계속해서 도보로 움직였다. 차들이 많이 오면 일방통행으로 사람들이 양쪽으로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전신주를 전부 지하로 넣는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 전통한옥마을 내 숙박체험안내 지도

우리는 은행로에 도착하여 아름드리 큰 은행나무를 보았다. 자세히 살펴보다 놀라운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기 몸 하나에서 다시 생명체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 나무로 인해서 은행나무길이 됐고  ‘은행나무침대’ 영화(양귀자 소설 원작)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한국의 전통문화의 향기를 흠뻑 느껴 보고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걸으면서 넓게 볼 수 있는 공간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 골목길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주전통술박물관에 들렸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주세법 공포아래 소멸되어 가던 전통주의 맥을 찾아 집집마다 술을 빚던 가양주의 전통을 오롯이 되살리는 공간으로 우리 전통술을 전시·판매하며 가양주 체험, 강좌, 연구사업 등을 통해 가양주의 맥을 이어나가는 대표적인 전문술박물관이다.

▲ 거리의 시설물에도 전주의 로고와 전통문양을 부착하여 통일감을 준 공공디자인이 돋보인다.

박물관 안에는 누룩을 빚는 과정에서부터 술이 완성되는 과정까지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공주도 계룡백일주가 유명한데 전시와 판매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활용성에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왔다.

공주로 출발해야하는 시간이 가까워져 오목대 주변에 주차해놓은 버스로 발길을 돌렸다. 짧은 시간 안에 600여년의 시간이 녹아 있는 한옥마을을 다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수박 겉핥기라도 전주한옥마을을 둘러보는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또 생각을 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백제의 왕도 공주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큰 숙제를 안고 귀공길에 올랐다.  

▲ 로고는 전주가 중심이 되어 세계를 비빈다는 뜻이다.

 

▲ '한바탕 전주 세계를 비빈다'로고가 새겨진 휴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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