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京都)

역사지구에 대한 새로운 발상을 하게 된 창조도시

문유회랑(文遊回廊)

교토에 흩어져 있는 역사적 장소와 유물 등을 이야기와 보행로로 연결하는 문유회랑(文遊回廊)으로서 이를 통해 사람들은 도시 내외부에 중요한 문화적 자산과 훌륭한 사당, 사원뿐 만 아니라 사람들이 1,200년 동안 역사를 걸으면서 삶의 일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연결하고 있다.

문유회랑의 조성 및 기획주체는 (재)교토시 문화관광자원 보호재단이다. 재단의 주요활동은 문화와 관광에 가치 있는 자원을 보존하고, 전통예술과 행위를 유지 전수하는 것을 도우며, 그러한 것들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기부금을 통해 펀드를 마련하고 있다.

문유회랑은 9개 부분(東山, 中京, 下京)으로 나누어 있는데 東山지역의 문유회랑은 청수사 주변지역에서 시작되어 산넨자카와 니넨자카를 지나 기온 지구에서 가모가와 하천과 만난다. 이곳에서부터는 중경지역의 문유회랑이 시작된다.

청수사 왼쪽으로 난 경사진 길에서부터 시작되는 이곳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천천히 걸으면서 즐기기에 좋은 구간이다. 오로지 걸으면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회랑 옆으로는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등 에도시대 마치야 형식의 상가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다.

동산지역의 문유회랑에서는 역사고도 교토의 박제화 되지 않은 공간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고불고불해서 차 한 대로 빠져나가기 힘든 골목을 걸을 수 있다. 그렇게 얼마간 걷다보면 어느 순간 지도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그저 모든 것을 느끼며 몸이 이끄는 데로 가면 된다.

기온신바시(祇園新橋)

기온신바시 지구는 화재로 모두 소실된 후 메이지시대에 재건되었는데, 건축물의 의장은 에도시대의 것을 잘 재현해 놓았다. 

기온신바시지구의 보전은 주민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한다. 독특한 양식의 차야가 늘어선 가로 경관이 이색적이었으며 이층은 높게 지어졌고 교토풍 격자가 인상적이며 작은 하천인 시라카와 바로 옆 차야가 기온신바시 지구의 대표풍경이다.

주민의 보전요청에 따라 이 지구는 1974년 교토시 조례에 의하여 특별보전수경지구로 지정되었고, 1976년에 중요 전통적건조물군보존지구로 선정되어 현재에 이른다.

○가나자와(金澤)

일본 이시카와현에 있는 400을 이어온 역사·문화·창조도시, 금박과 칠기 등 전통산업들이 발달되어 있다. 

가나자와 시민 예술촌

이곳은 문화와 경제가 균형을 이루면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창조도시로 자리 잡음으로써 국제적인 성공사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찰스랜드리와 리처드 플로리다가 말하는 창조도시의 대표적인 사례지이기도 하다.

공예·금박·전통가옥 등 지역의 토착 문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문가 양성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있다.

1919년 설립된 대규모 방적공장을 개조하여 ‘시민 예술촌’을 만들었고 이곳을 365일 개방하여 언제라도 시민이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참여형 문화시설로 탈바꿈 시켜 놓았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도시 공간을 조성하는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꼽히는 가나자와 시의 시민예술촌은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경험과 휴식처를 제공한다.

예술촌은 시민들이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사용료도 6시간에 1,000엔으로 직원은 밤 9시 30분까지 근무하고, 이후로는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이용한다.

히가시 차야가이(東茶屋街) 거리

일본의 전통을 잘 느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불리우는 히가시 차야가이 거리는 일본 에도시대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그 밖에도 소품을 파는 상점도 많아 천천히 둘러보며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나가마치 부케야시키(무사촌거리)

일본 무사들의 주거지가 밀집해 있던 지역으로 고풍의 대문들이 연이어 있으며, 성읍도시의 풍경과 일본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옛날 번사(蕃士, 사무라이)가 살았던 저택과 거리를 복원하고 낮은 가로등과 벽면에 짚으로 만든 담 보호대를 설치했다. 옥 외벽을 제외한 내부 시설은 유럽과 마찬가지로 개조가 가능하며, 주차장 역시 건물 안으로 만들면서 문을 목조로 제작했다.

도심축 보행공간에 자연요소를 최대한 활용해 쾌적한 보행공간이 만들어 졌으며 눈여겨 볼 것 중의 하나는 전통수로를 도심으로 끌어들여 시냇물이 흐르는 도심으로 조성해 놓은 것이다.

가나자와성(金沢城)

1583년 당시 중앙정권의 지배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필두 가신이던 마에다 도시이에(前田利家)가 이 지방에 들어 온 이래 280년 이상에 걸쳐 마에다가(前田家)가 가가지방(현재의 이시카와현과 도야마현)을 지배하면서 가나자와성이 마에다가의 거성이 되었다.

화재로 소실된 덴슈카쿠는 재건되지 않았지만 다른 성곽 건물은 수차례 재건되었으며, 이시카와몬은 1788년에 산짓켄나가야는 1858년에 재건되어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가나자와성은 도면을 가지고 계속해서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주에 있던 대통사지는 과연 언제쯤이면 복원될 수 있을까?

이시카와 현립역사박물관

2차 대전 당시 육군병기고 이였다. 전후에는 가나자와미술공예대학으로 사용하였으며 붉은 벽돌건물은 훌륭한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장품이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전시를 해 놓았고 체험을 통해 이시카와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시키려는 의도가 보였다. 도구 기구 등을 직접 만져보고 만들어 볼 수 있는 학습 공간도 있었고 전시 내용이 다양하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전체를 제대로 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릴 정도로 다양한 전시물들과 콘텐츠들이 제공되고 있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이번 답사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21세기 미술관이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조각작품 및 공예작품 등이 설치되어 있다. 건물은 UFO가 내려앉은 듯한 원형, 벽면은 모두 유리창으로 되어 있으며, 출입구는 4개로 도심의 공원 안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전시품은 만져 보거나 타 볼 수 있는 것 등 체험형 현대 미술작품이 많아 모든 사람이 함께 흥미롭게 체험도 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이번 답사를 다녀온 느낌은 역사의 현장을 배우러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변천사를 배웠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각 지역마다 규모와 보존 상태가 놀라웠다. 저 정도까지 갖추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을까? 우리 공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여러 가지 육성방법 중 ‘현실’ 가능성이 있는 것을 얼마만큼 가지고 가느냐가 중요하며, 가장 고민해야 할 점은 과연 무엇일까를 제고하게 되었다.

일본의 고도보존에 관한 것을 보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생각도 했는데 현실, 실현, 실효, 타당성이 있는 것, 주변 공주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개인, 이웃, 우리 후손들을 위한 미래를 위한 설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일본은 民·官·學이 혼연일체가 되어 그 만큼 노력을 했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것이다. 조금 서툴기는 하지만 우리만의 것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어 갈 때 그것이 바로 공주 고도보존이다.

일본도 창조를 했듯이 주민들의 의지로 서로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해 나간다면 우리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