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혁 교수의 후쿠오카 통신

지난 2월 24일 가라츠시(唐津市)는 가라츠와 관련한 3개 소혹성의 이름이 ‘국제천문학연합(IAU) 소천체명명위원회’에 의하여 인정되어 공식 등록되었음을 발표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소혹성 3개의 이름은 가라츠(唐津), 사요히메(佐用姬), 그리고 ‘무령왕(武寧王)’이다.

‘무령왕’ 별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은 지난 해(2011) 12월(10일) 가라츠 무령왕실행위원회 주최의 왕릉 발굴 40주년기념 학술강연회(‘백제무령왕과 말로국’) 뒤풀이 좌석에서의 일이었다.

나고야성박물관에서 열린 이 강연회에서는 공주대 서정석교수가 ‘무령왕릉과 송산리 6호분’, 아이치현립대학 츠지 선생의 ‘무령왕 탄생전설’의 발표가 있었고, 금강뉴스의 ‘무령왕교류 10년’의 사진전, 이가와 유카의 전통악기 고토(箏)의 공연이 이루어진 자리였다.

이야기는 가라츠시에서 공모하는 별 이름에 가카라시마 중학생 니시(西)의 이름으로 ‘무령왕’이 응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가라츠 별이름 공인에 대한 발표는 2월 25일자 신문에 널리 보도되었다. 서일본신문, 사가신문 등 지방지만이 아니고, 마이니치, 요미우리, 아사히 등에서도 크게 보도하였다. 그리고 이 보도 자료가 백제문화제 홍보대사 이가와 유카(井川由架)를 통하여 필자에게 전해진 것은 며칠 후의 일이었다.

필자는 11월 중순부터 큐슈대학 한국학연구센터에 머물고 있는데, 가라츠에 가게 된 것은 2월 28일 센터에서 ‘일본에 있어서 최근 ‘원구(元寇)’ 연구의 현황―한국에서의 관련연구 여건에 유의하여‘라는 제목의 발표가 끝난 이후였다.

역시 큐슈대학(임상심리센터) 객원교수로 체재하며 귀국을 눈앞에 두고 있는 곽승철 교수(특수교육과)를 앞세워 3월 2일 가라츠시를 방문하고 무령왕실행위원회의 사무국장 후쿠모토(福本英樹), 그리고 토미다 미츠히로로부터 무령왕 별에 대한 보다 상세한 이야기를 청취할 수 있었다.

‘무령왕’ 별 이름의 가장 큰 공로자는 토미다 미츠히로(富田滿博, NPO법인 문화포럼 사라이 이사장, 63)이다. 소혹성의 발견자 사토 나오토(佐藤直人, 58)씨와는 직장 근무지였던 동경 부근 사이타마현의 이리마시(入間市)에 거주하던 시절, 교육 봉사활동을 함께 하던 오랜 이웃집 친구였다.

퇴직 후 고향 가라츠에 돌아와 활동하던 토미다 씨는 천문연구자 사토 씨에게 부탁하여 소혹성 하나에 가라츠 관련의 이름을 붙이기로 합의 하였다. 소혹성 이름의 명명권은 발견자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사토 씨는 원래 중학교 과학교사로 재직하였던 천문학도로서 1995년 이후 139개의 소혹성을 발견한 인물.

6월 제10회 무령왕축제에도 참가한 토미다 씨는 시청과 협조하여 2010년 6월 가라츠의 별 이름을 시내 학생들에게 공모하였다. 그 결과 183건이 응모되었으며, 1위는 가라츠(14건), 2위는 사요히메(13건), 그리고 무령왕은 2건(11위)이었다.

토미다 씨는 사토 씨에게 소혹성의 명명을 3건으로 확대해줄 것을 재요청하여 허가를 받았으며, 이에 토미다 씨가 포함된 가라츠시의 위원회는 3건 중에 ‘무령왕’을 포함하기로 결정, 그 결과를 가라츠 시장이 사토 씨에게 전달하였다.

명명권을 가진 사토 씨는 11월 15일 국제천문학연합(IAU)에 소혹성 3건에 대한 명명을 신청하였고, 그것이 금년 2월 7일 동위원회에 의하여 공식적 인정 및 등록이 이루어진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무령왕’ 별은 3개중 가장 밝은 19.0 등급, 지구에서의 거리는 4.1억 km,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밤 8시 경 목성 방향의 서쪽 하늘에 위치하며 태양을 5년 3개월 만에 한 번씩 공전(公轉) 한다.

큐슈, 오키나와 지역에서 최대 크기의 천체망원경을 가진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마(石垣島) 천문대에서는 이들 별의 운행에 대한 자료를 촬영하고 관련 자료와 사진을 공개하였다.   

‘무령왕’과 함께 이름 붙여진 사요히메(佐用姬)는 서기 663년 백제부흥운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출정하는 왜군 병사와 사랑에 빠져 ‘망부석’이 되었다는 가라츠의 처녀로서, 역시 백제와 연관이 있는 인물이다.

6월 2일(토) 가카라시마(加唐島)에서 예정되어 있는 제11회 무령왕탄생제에는 ‘무령왕’ 별 이름을 명명하는 데 공헌한 토미다와 사토 두 사람이 축제에 함께 참석할 예정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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