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건너 온 뜨거운 감자

감독 - 오멸
출연 -이경준(경준 역), 홍상표(상표 역), 문석범(원식이 삼촌 역), 양정원(용필 역)...

1948년 4월 3일 제주도의 아픈 역사를 그린 영화 ‘지슬’의 독립영화가 지난 3월 21일 개봉됐다. 무채색의 미학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벅벅 해지는 영화, 영문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났던 제주민의 아픈 그날을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왜? 왜’라는 말만 되풀이 하게 되는 것은 억울함이라기엔 너무 가슴을 치게 만드는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 인간애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조종당하지 않은 순수를 무참히 짓밟아버린 그 아픔이 고스란히 장면 장면에 남아있다.

혼란이 빚어낸 아픈 역사는 인간의 중심축이 어떤 것인지를 잃게 만드는 어지럼증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마침내 어머니 같은 사람을, 여동생 같은 사람을, 형 같은 사람을, 친구 같은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고 만 것이다.

문화적 속성이나 언어적 유희가 필요 없는 방언이 주는 정서에 가장 제주도적인 감정을 인간의 본연의 보편성으로 그려낸 영화이다.

현재 제주도의 화려하고 다채롭고 아름다운 색을 모두 빼버리고 무채색으로 그려낸 ‘지슬’은 역사를 기억해주는 사람들로 하여 또 하나의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고 있다.

‘지슬’은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지슬’은 보는 사람이 느끼는 대로 시적인 영상언어나 해학이 아니어도 한국현대사의 비극을 그려내고 있는 장면 하나하나 때문에 잠시 그 절박함이, 절절함이 확 다가온다. 꼭 한번 보면 좋은 영화 ‘지슬’, 놓치지 말고 보았으면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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