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지원사업 기획취재 - 6

시원한 바람이 분다. 무더운 여름낮의 달궈진 온기가 노도를 타고 그대로 얼굴까지 올라온다. 이런 날씨에 온천리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니 그 더움이 더하다.

계룡산과 마을입구 전경

공주에서 마티터널을 지나면서 계룡산 입구를 접어들기전 왼쪽으로 자리잡은 마을 온천리, 그 마을을 찾아가기에 교통편이 매우 수월하다.

작은 마을길로 들어서면서 만나게 되는 정자는 온천리의 원천인 석천샘이 있다.

온천물이 나온다고 알려진 곳

마을 앞으로는 흐르는 금강의 지류인 용수천에는 여름이면 이곳을 찾는 피서객들이 많다. 또한 마을 뒷산의 두리봉과 마을 앞으로 보이는 계룡산의 임금봉, 장군봉, 호장봉 등은 이 마을의 정기를 느낀다.

이 부근 마을들은 일찍이 인화분청사기 마을로도 알려져 있는 곳이다.

김만갑 노인회장

김만갑(80세) 노인회장은 예전에 이곳에 신통하게도 겨울이면 따뜻한 물이 나오고, 여름이면 시원한 물이 나오던 샘이 있었는데, 지금은 알 길이 없다고 한다.

개발을 하지 않아서 그 끝을 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대전이 인접해 있어서 교통편이 사방팔방 편하고 계룡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묵을만한 숙박시설도 마을회관에서 제공하고 있단다.

마을회관 용수천 옆 정자

더구나 여름이면 이렇게 용수천변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 정자에 앉아 있으면 계룡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더위를 식혀주어 그 자연의 소중함을 더할 나위 없이 좋단다.

올 여름 처럼 더위가 등살을 부려도 정자에 앉아서 마을이야기도 할 수 있다는 김용섭(76세) 노인회 총무는 이곳 마을은 어른을 위하는 마음도 각별하다고 전한다.

김용섭 노인회 총무

오순기(80세) 할머니에게 가장 보람된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손자 둘을 어릴적부터 키운 것이란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어찌어찌하여 손자를 키우게 되었지만 그 애들이 자라나는 것이 세월과함께 행복으로 남았단다. 지금은 그애들이 찾아오는 시간이 너무도 소중한시간이라고 한다.

오순기 할머니

정옥주(72세) 할머니는 현재는 이렇게 노인들만 남아 서로 편하게 소일거리를 하며 지내는 일이 마을 어른들의 행복이며, 그들이 살아온 세상은 지금은 없다고 말씀하신다.

늘 부지런하신 정옥주 할머니

논일을 하다 오신 김연태(81세) 할아버지는 햇볕이 들기전 농약도 해야 하고 밭일과 논일을 일찌감치 하고, 볕이 뜨거운 시간에는 이렇게 쉬어야지 안 그러면 큰일난다고 하신다.

보리밥과 보리떡, 보리빵과 손칼국수가 먹거리로 알려진 이마을은 맑은 용수천과 가을의 단풍 등이 일품이라고 한다.

백장 요장지와 아랫사기소 인화분청사기 가마터, 회벽집 등이 명소로 자리잡고 있어 걸으면서 볼만한 이야기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서고청이 태어났다고 해서 알려진 서고청굴도 자랑거리이다.

조선 중기의 서기에 관한 설화인데, 고청의 그의 호로 천민출신으로 학덕이 높았던 인물로 송익필·정충신과 함께 삼노(三奴)의 명인으로 꼽이는 인물이다.

설화에 의하면 서고청의 어머니는 이진사 집 하인으로 문둥병에 걸려 주인집에서 쫓겨나 유성온천 근방의 공암이라는 바윗굴에서 지냈는데, 비를 비해 들어왔던 소금장수 영감과 하룻밤을 보낸 것이 잉태되어 태어났다고 한다. 어머니는 병이 나아 다시 주인집에 들어가서 아이를 낳았는데 이아이가 바로 서고청이라 한다.

이후 서고청은 글을 깨우쳐 학식을 쌓았으며, 현재는 주어진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아를 실현한 인물로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한다.

노인들이 지키는 고향이 아닌 타지역 사람들로 들어와 살면서 마을의 전통을 서로 살리려 노력하며, 협동한다. 좀 더 여유가 되면 인접한 계룡산과 연계해 민막시설도 해볼만 하다고 한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는 노인들의 마음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다.

그렇게 온천리에 가면 멋진 정자에 앉아 마을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용수천에 발을 담그고 이야기 꽃도 피울 수 있으며,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한 서고청굴에서 뿌리의 소중함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꽃길을 걸으며, 계룡산자락을 바라보는 것도 온천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자랑거리이다. 느슨해진 마음으로 마을길을 걷다보면 아담한 마을임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을것이다.

그렇게 온천리에는 한분 한분이 맑은물과 함께 마을을 지키고 아끼는 노인분들의 후덕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용수천 옆으로 마을회관이 자리잡고 있다

 

마을 입구 솟대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마을길

마을 어르신이 꾸민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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