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羊)띠…….

2015년(단기 4348년)은 을미(乙未)년으로 우리가 통칭하여 양띠의 해라고 하며, 올해를 을미년(乙未年) 청양(靑羊)띠 라고 한다.

‘양(羊)’은 순함과 온화한 동물의 대명사로 평화와 행운을 상징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재물과 복(福)의 의미를 지닌다.

청색은 복을 기원하고, 행운, 긍정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진취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색상이기도 하다.

양(羊)의 경우 온순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나타내므로 서로 화합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가 클 것이다.

양은 순하며, 무리지어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자칫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청양(靑羊)의 해로 청색이 양의 부족한 점을 대체해줌으로써 청색이 가진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의미가 융·복합된 한해가 되므로 무탈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우리사회도 양처럼 서로 아끼고, 배려하면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양(羊)은 산양과도 혼용하여 부르며, 염소까지도 포괄적 의미로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혹시 염소띠 라고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면양 대신 뿔이 길고 수염이 달린 ‘산양’, 즉 염소를 양으로 불렀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양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양의 생김새를 본 따서 만든 양(羊) 자(字)는 착하고, 의롭고, 아름답고, 늘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특히 유교 문화에선 양은 효의 상징으로 칭송받았다. 어미의 젖을 먹을 때 무릎을 꿇고 먹는 습성 때문에 은혜를 아는 존재, 효를 아는 존재라고 해서 유교 문화권 속에서 양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표현을 했다.

조상의 무덤을 지키는 호석에 양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리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싸우는 일이 없고, 제사의 제물로 쓰이는 양을 조상들은 평화와 희생의 상징으로 여겼다. 이 때문에 양띠 해를 맞을 때마다 다툼 없이 서로 배려하고 정의롭고 평온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왔다.

12지의 어느 동물보다도 종교와 인연이 깊고 사색가인 양(羊)의 영향으로 신앙인이 증가하고 자아발견, 명상, 요가, 정신세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성경에서 양에 대한 언급이 500회 이상 나오고 예수가 자신을 목자(牧者)에 비유했으니 서구에서도 친근한 동물이다.

그러나 양이 온화한 것만은 아니다. 일단 성이 났다하면 참지 못한다. 다혈질이다. 그럴 땐 굉장히 거칠고 고약하다. 참다가 터지는 사람이 더 무서운 것과 같다. 뿔을 앞세우고 소나 사람에게 돌진한다.

‘양처럼 순하다’는 말이 다 맞는 건 아니다. 더울 때 죽자고 뭉쳐서 지내고, 추울 때 뿔뿔이 흩어져 지내는 바람에 ‘남 잘 되는 꼴 보기 싫은 시샘 쟁이’ 소리를 듣기도 한다. 여름에 양들이 더워 죽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겨울에 얼어 죽는 일은 의외로 많다.

해결방법은 털을 싹 밀어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서로 모여 있거나 뛰어다니면서 체온을 조절한다는데, 이는 온순이 아니라 아집의 산물이 아닐까?이 같은 양들의 습성을 알고 나면 평소 우리가 얼마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지내는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암사자는 예쁘고 수사자는 용감할 것이라는 선입관도 마찬가지다. 까마귀가 불운을 가져오고 여우가 교활하다는 것도 뿌리 깊은 편견이다. 꽃에서 꿀을 빠는 게 벌 나비뿐만 아니라 개미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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