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오거리장에서

나는 주말에 장이 서는 날이면 습관적으로 찾아가는 곳이 있다.

▲ 오거리시장 주변 칼국수집에서 끓여온 따끈한 칼국수를 먹으며 어르신들이 허기와 추위를 달래고 있다.

그곳은 다름 아닌 공주의 전통 재래시장인 오거리장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에 이끌려 무엇이 좋아서 그곳에 갈까? 그 이유는 한마디로 훈훈한 정과 삶의 진한 향기 때문이다.

공주 오거리 장은 공주고 옆 오거리에서 5일마다 열리는 전통 재래시장으로 이곳에 가면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우리 먹거리들을 흥정을 하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 초겨울 추위를 단번에 녹여주는 커피

여기까지는 어느 재래시장이나 공통적인 풍경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를 감동시켰고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그것은 바로 훈훈한 정 때문이다. 장에 물건을 팔러 나오신 분들 간의 정은 당연한 것이고 이에 더하여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정이 더하여 쌀쌀해지는 초겨울 추위를 단번에 녹여주고 있다.

▲ 뜨끈한 오뎅국물에 몸을 녹이는 아주머니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주변에 사시는 분들은 5시 30분경부터 시작되는 상인들의 소리에 새벽잠을 설칠 법도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감수함은 물론이거니와 아침 일찍 나오신 어르신들이 허기지실까봐! 추위에 떠실까봐! 뜨끈한 오뎅국을 한 솥 끓여 내오신다. 이에 뒤질세라 옆집 칼국수 집에서는 바지락 칼국수를 한 냄비 끓여 오신다. 식사가 끝날 즈음 또 다른 집에서는 뜨끈한 커피를 돌리신다.

아침부터 호강이다. 오뎅국물에 칼국수에 커피까지 얻어먹었으니 이보다 더 호사기 어디 있으랴. 나도 덩달아 가슴이 따뜻해진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우리의 삶 속에 정이 남아 있구나! 하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 그래 이런 정이 있기에 이 사회가 지탱하고 발전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아주머님, 그리고 이웃 주민들 정말 고맙습니다.

저작권자 © 금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