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삼월도 중순에 접어들고 지난겨울의 미련으로 아직 찬바람이 때때로 불기는 하지만 이미 부지런한 꽃들은 피어나고 벌들도 꿀을 찾는다.

수양버들도 초록의 기운을 띄고 수염을 기르고 흔들리며 봄을 노래한다. 지난 일요일 금강 가에서 직접 목도한 일이다.

계절은 사람의 뜻이 아닌 자연의 뜻대로 달리고 있음을 절감한다. 무력한 인간임을 자연을 보면서 새삼 깨닫는다.

지난주부터 벌어진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바둑 대국이 세기의 대결이라 칭하며 세인의 관심을 모은다.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2연패를 거듭한 천재라 일컫는 바둑 기사, 이 사실을 보며 인간이 창조한 인공지능에도 무력한 인간이라니 묘한 느낌이 깊어지며 허망한 슬픔까지 일으킨다.

자연과 인간의 피조물인 인공지능, 감히 자연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여도 피조물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간이라니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봄날이다.

지난 호에 이어 붉은 살색 고기의 경고에 대하여 말씀을 마저 이어가려한다.

평균의 함정을 언급하여 설명 드렸는데 구체적으로 비유하면 병사의 평균키만 생각하고 강물에 뛰어들라고 지시한 군대의 지휘관이 있다 하자. 결과는 참혹할 것이 자명하다.

평균 이상의 키를 가진 병사들은 생존하겠지만 평균 미만의 신장을 가진 병사들은 모두 죽음에 이르렀을 것이다. 축산농가의 경제와 그들의 생존이 국민건강보다 중요하다고 착각을 하였거나 이익단체들의 입장을 고려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다.

불필요한 불안과 걱정은 막아야 한다. 그러나 WHO의 발표의 내용을 정부기관이 나서서 채색하고 왜곡하는 것은 부적절한 일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 하여도 붉은 살색 고기만이 직장암과 대장암의 원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과다한 가공육이나 적색육의 섭취는 비만을 부르고 술과 비만이 대장암의 주된 발생인자로 작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알코올이 분해될 때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 그 자체가 발암 물질이며, 술도 1군 발암물질로 나와 있다.

대장암 발병이 높은 요인과 순서에 대해 남성의 경우 음주-비만-운동부족 순이고, 여성의 경우엔 반대로 운동부족-비만-음주 순으로 위험률이 높다. 따라서 한국 남성에겐 절주, 여성에겐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2013년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이 전 세계 대장암 발생률 1위라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완치율은 70% 이상이며 1기나 2기의 경우엔 완치율이 100%에 가깝고, 선진국 중 가장 생존율이 높다.

우리나라 의료의 수준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긍정적 생각과 적극적인 자기 관리를 하는 환자들이 치료 성적도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대장암은 얼마든지 완치를 이룰 수 있다.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

붉은 살색 고기의 과다 섭취에 따른 건강상 위해는 비단 직장과 대장암만의 문제는 아니다. 심혈관 질환의 문제 또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혈관질환 (심장이나 뇌혈관, 대동맥, 말초혈관질환을 통틀어 혈관 질환) 또한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직시하여 세계보건기구의 경고음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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