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희의 광장에세이]-공주학광장서 펼친 도자기 여행

도자기는 예술품인가? 장식품 아니면 생활자기인가?

▲ 이진우 작가가 도자기의 비색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작가가 어느날 도자기의 비색(琵色)에 끌려 전국 도자기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도자기의 비색과 분청사기의 물고기 문양은 사진작가의 눈에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떻게 보였을까?

3월 21일 공주학연구원의 제16회 공주학광장의 주제는 ‘이진우 사진작가의 도자기 여행’이다.

이진우 사진작가는 국가공무원으로 근무하다 2011년 명퇴 후 사진가의 길로 들어 섰다. 그가 촬영한 주제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일상 속에 담긴 한국적이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사진을 보여 주었다. 그는 자신의 사진 화두를 ‘싸우지 않는 배려’라고 말한다.

그런 그가 어느 날부터 도자기에 마음을 빼앗겨 국립중앙박물관을 시작으로 경기도 광주시 도자기박물관과 분원백자관, 이천시 해강도자기 박물관과 공방, 문경 도자기축제, 강진 청자박물관과 축제장, 김해 김해분청도자관과 축제장, 그리고 공주 학봉리와 상신리 도예촌 등을 두루 답사하는 열정을 보였다.

▲ 물고기 문양의 계룡산철화분청사기

그동안 예술사진에 전념하다 오래전부터 ‘사기장 본연의 심안이 도자기에 반영되고 소비자의 선호가 주문에 의해 추가되어 생산되기를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면 그릇의 크기, 모양, 앉음새, 무늬, 색깔 등에서 시대적 취향대로 발전 생산되었을 것이고 이들을 통해서 우리 조상들의 멋을 추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의 앵글이 자연스럽게 도자기에 맞춰졌다.

그는 도자기에게서 ‘평이, 평범, 수수, 호연, 시원, 간열, 소박, 진솔’이라는 단순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단어로 표현하면서 ‘맑고 투명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도자기 분야에서 그는 분명 아마추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진우가 보여준 사진 속의 도자기들은 사진작가의 심미안 렌즈를 투과하여 그가 빠질 수 밖에 없었던 도자기의 새로운 이면을 보여주면서 그의 앵글 속에 담겨진 우리나라 도자기의 친숙한 면을 역시 아마추어인 일반인에게도 심어주는데 충분했다.

그가 도자기여행 전 ①지역별 특성은 무엇인가? ②박물관 전시물 감상 ③공모전의 운영과 수상작품 감상 ④판매상품의 내용과 가격 ⑤소비자들의 취향 등을 염두에 두고 답사를 한 것은 수박 겉핧기가 아닌 도자기를 그만의 시각에서 보고자 한 프로다운 한편 즐기는 아마추어라고 생각된다. 

▲ 우리나라 분청사기 가마터 지도

문경·괴산 지역에서는 분청사기류의 막사발을, 광주·이천에서는 막대한 물량으로 운영되는 경기도도자재단의 도자공모전을 보고, 강진에서의 대한민국청자공모전, 일본 국보로 알려진 정호다완(막사발)의 생산지인 김해에서는 대한민국분청도자대전과 경남찻사발공모전과 전국어린이분청도판사생 및 도자조형실기대회를 살펴보고 난 뒤 마지막으로 공주 학봉리와 도예촌을 찾았다.

그가 학봉리에서 눈 여겨 본 것은 단연 ‘물고기 문양’이었다.

상신리의 정겨운 돌담 촬영차 자주 방문했다는 상신리 도예촌의 현재 모습에 실망을 하지만 무엇보다도 '활짝 핀 지느러미와 시원하도록 큰 눈은 감거나 실 눈뜨지 아니 하고 세상을 밝히며 평화를 지켜 보는 활기찬 물고기(가물치든 누치든) 그림’에 마음을 뺏긴 사진작가는 "다산을 상징하는 탓인지 화면 가득히 차지하고 그려져 있음에도 가득하다거나 벅차지 아니 하고 본래의 소소함을 잃지 않고 있음에 새삼 놀랍다"고 말했다.

물고기 문양의 멋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다고 느낀 김해의 분청사기, 물고기 문양을 찾지 못한 광주시 충효동의 발굴 등과 달리 ‘시원한 물고기 문양은 공주 특유의 것이라고 확신’하는 그에게서 철화분청사기에 대한 기대감과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그가 가까운 공주 학봉리를 답사 마지막에 둔 것은 외지 도자 관련 산업과 축제 등을 돌아 본 뒤 계룡산철화분청사기와 도예촌의 현주소를 보면서 공주 분청사기의 미래를 찾고자 하는 고향에 대한 그의 애향심이었다고 생각한다.

▲ 도자기의 여러가지 물고기 문양

“물고기문양과 귀얄무늬로 멋있게 치장된 분청사기의 잔치를 벌일 수 있다면 꼭 그것이 꿈일 뿐일까”라고 자문하는 그에게서 공주를 사랑하는 한 예술가의 집념 속에 세계유산 도시 공주의 새브랜드 ‘분청사기’를 기대해도 되겠다는 희망을 갖음에 감사한다.

하여 공주학광장은 앞으로도 문을 활짝 열고 제2, 제3의 이진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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