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메이저까지 숨은 이야기 들려줘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그는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인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이 IMF로 어려웠던 시절 서민에게 희망의 볼을 던져준 선수였다. 그것도 160km 강속구로. 박찬호 선수의 승패에 따라 전국의 술집 매상이 좌우되고 새벽 경기 시청으로 직장에서는 지각을 해도 용서가 될만큼 그는 최고의 영웅이었다.

박찬호 선수의 아버지 박제근씨가 이들 찬호의 어릴적 이야기를 하는 장면.

자랑스러운 공주의 인물 박찬호 선수의 부친인 박제근씨가 8월 22일 공주학광장 21번째 초대손님으로 나와 찬호의 어릴적 시절부터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까지의 비히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모두가 배고팠던 시절, 투수의 꿈을 안고 밤낮없이 볼을 던지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로서 가슴아렸던 순간, 시골 공주에서 서울로 유학하기까지의 어려운 뒷 얘기 등을 이야기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여 참석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초등학교 땐가 어느날 수건을 접어 엉덩이에 대고 자길래 왜 그러냐 했더니 ‘내일 학교가서 맞을 것에 대비하느라고...’하는 얘기에 가슴이 저렸댔슈. 애 엄니가 ‘야구시키다 애 잡겄슈’ 하는데 어쩔 도리 있슈? 그때는 다 그런개비다 했지...”

“주전으로 뛰던 중학교 때 많이 아파 보이는데 아무리 물어봐두 대답을 안해유. 나중에 보니께 팔뼈에 금이 갔더라구유. 왜 말을 안했냐 그랬더니 3루수 주전자리(다른 선수에게)를 뺏길까봐 말을 안했다구 허는디 참...”

“산성동에서 전파사를 하며 살던 시절이유. 옥상에서 매일 공을 던지던 아들이 밤 늦게까지 내려오지 않아 올라가보니 이슬을 맞으며 잠들었던 적도 있었슈. 지(찬호)는 투수의 꿈을 가졌다니께 애비로서 뭐 도와주지도 못했는디 갸(찬호)가 그래두 오늘날 이렇게 될랴구 그때부터 준비를 했던게뷰...”하는 얘기에 박찬호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집념을 볼 수 있는 대목으로 메이저리그 124승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아, 처음 서울가서는 주위에서 시골 ‘촌놈’이라고 놀려대는데 이게 별명이 됐슈. 찬호가 ‘촌놈’ 소리가 듣기 싫었던지 서울 선수들 이기려고 옥상에서 매일 연습을 늦게까지 했대유. 어느날 감독이 옥상에서 연습하는 찬호를 보고 미국행 선수 선발에 찬호를 선발, 미국에서 열린 청소년대표선수권대회에서 잘 던져 2승을 했슈. 그때 처음 어느 신문에 쬐끄마하게 찬호 기사가 났는디 그걸 오려 가슴에 품고 다니기두 했쥬. 지금 생각해두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란 말을 생각해유. 그래두 오늘날 찬호가 이렇게 된건 여러분들이 맘속으로 찬호를 성원하구 응원해주시니께 이렇게 됐다구 봐유. 내가 아들 덕에 오늘같이 이런 자리에 나와서 찬호 얘기두 허구... ”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고 시간은 짧다.

박찬호의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책을 보이는 박제근씨는 책을 기증했다

  자칭 ‘찬호 아버지 매니저’로 나선 전 공주시청 최범수 국장은 “찬호 아버지는 며느리가 손주를 낳자 ‘손주를 낳아줘 고맙다’라는 손 편지를 써서 전했는데 그걸 읽은 며느리(재일동포 박리혜씨)가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는 이야기에는 겉으로 보기에 무뚝뚝해 보이는 박제근씨의 깊은 속에 그런 다정다감한 면모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정된 시간의 아쉬움 속에 박제근씨는 박찬호 선수가 집필한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책을 기증하기도 했다.

  박찬호 선수는 공주시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공주중동초 3학년 때 야구를 시작, 공주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1994년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2학년 재학 중 대한민국 국적의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였다. 메이저 리그에서 17시즌을 활약하는 동안 개인 통산 476경기에 등판하여 124승의 성적을 기록, 평생의 라이벌 일본의 노모 선수를 제치고 메이저 리그 동양인 최다승 투수에 등극하였다.

199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 에이스로서 야구 대표팀을 이끌었고 금메달을 획득하여 병역 면제를 받았다. 2012년에는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고향 팀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고 그 해 11월 29일 현역에서 은퇴했다.

박찬호는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월 11일 까지 방영된 KBS의 1박 2일에 게스트로 출연하였다. 공주시에서 진행된 '1박 2일-명사와 함께하는 고향여행편'에서 3주동안 출연,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며 박수를 보내게 하였고, 그의 유머감각도 새로 알게 되었다.

박찬호 선수의 공주고등학교 선수시절 사진(좌)과 1994년 메이저리그 입단 기자회견장에서의 사진이 보인다.

 

'박찬호가 꿈을 키운 장터맛 길' 홍보 리플렛

공주시가 공주학연구원과 손잡고 ‘공주 구도심에서 미래를 만나다’ 프로그램을 진행중인데 4개의 길 시리즈 중 찬호가 산성동 전파사 건너 시장에서 떡볶이를 즐겨 먹었다는 시장길 투어로 ‘박찬호가 꿈을 키운 장터맛 길’을 개발, 또 하나의 공주역사를 관광객에게 전하면서 새로운 장터맛 길로 자리잡고 있다.

또 세계유산에 등재된 작년 8월 27일 공주시는 박찬호 선수와 박세리 선수에게 공주시홍보대사를 위촉한 바 있다.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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