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유산 ‘세계유산 등재’ 길 찾는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장호수)은 12월 9일 오후 1시 당진 솔뫼성지에서 내포교회사연구소와 공동 주관으로 ‘충남지역 천주교 유산과 특징’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장과 도지사를 대신하여 남궁영 행정부지사, 김명선 도의원 등 주요 인사, 그리고 충남도 및 천주교 관계자와 신자 3백여 명 등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이 자리에서 남궁영 부지사는 축사를 통해 “충남은 한국 천주교의 못자리와도 같은 곳이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충남을 찾은 것도 천주교 선조들이 순교를 통해 남긴 사랑과 평화, 공존의 정신에 대한 추념과 찬사를 위한 것이었다”며 “앞으로 도에서는 국내·외 천주교 유산과의 비교연구 및 기초 작업을 통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도출하고, 천주교 유산에 대한 지속가능한 보존관리 계획과 활용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학술회의는 전문연구자 발표 3인과 토론자 7인이 참석하여 충남 천주교의 의미, 충남지역 천주교 유산의 현황과 특징 등에 관하여 발표했고, 열띤 종합토론을 진행했다.

발표는 내포교회사연구소 연구위원인 방상근 박사가 ‘충남 지역 천주교의 형성과 특징’을, 내포교회사연구소장인 김정환 신부가 ‘천주교 신앙 유산과 충남 지역의 특색’을, 신합덕천주교회 김문수 주임신부가 ‘충남 지역 천주교 건축유산의 현황과 특징’을 주제로 각각 가졌다.

방상근 박사는 발표에서 “박해시대 충남 지역은 한국교회의 요람이자 중심지였고, 순교자의 못자리였으며, 최초의 방인사제가 태어난 곳이자, 제5대 조선대목구장의 사목 거점이었다”며 “이러한 점에서 충남 지역 천주교는 당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 김정환 신부는 “내포 천주교회는 뿌리 깊은 역사로 인해 한국 천주교의 문화유산과 유형유산, 무형유산과 그 흔적들을 집약적으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이어 “내포 천주교회의 보다 고유하고 선명한 특징은 처음 신앙공동체가 형성되는 순간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연속성, 그리고 내포라는 한정된 지역 안에서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복합성”이라며 “좀 더 세밀하게 연구하고 특성화 할 경우 세계인과 공유할 수 있는 유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주임신부는 “일제강점기 성당·공소는 유럽의 뛰어난 성당 건축과는 외형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지만, 서민들의 힘으로 서민들을 위한 성당(공소)을 건축했다는 점은 신앙에 충실했던 순교자들의 후예다운 신앙심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김 주임신부는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충남 지역 천주교가 세계에 알려졌고, 한국천주교회의 위상도 그만큼 격상됐다”며 “이제는 순교자에 이어 후손들이 살아간 건축유산을 중심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초점을 맞출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발표에 이은 토론은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영춘 신부와 백승태 도 문화재과장,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인 정내수 박사가 토론자로 참여해 충남 천주교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방안과 관련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충청남도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충남의 주요 문화유산 가운데 예비후보를 발굴하여 세계유산 등재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으로 지난 4월 15일 안희정 도지사와 천주교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충남 천주교 종교유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6월부터 ‘천주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를 위한 기초조사 연구용역’을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다.

기초조사 연구는 충남 천주교 유산의 독창성, 가치규명을 통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목적으로 추진 중이다.

천주교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기초 작업으로 천주교 유산의 현황 및 보존․관리 실태조사, 잠정목록 등재신청 범위 및 대상 유적 제시, 등재신청 기준 검토 및 탁월한 보편적 가치 입증, 국내·외 유사 유산 비교 연구,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서(국문) 작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천주교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기초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등재를 위한 본격적인 후속 작업이 이어져야 하겠다”며 “이를 위해서는 충청남도와 천주교 관계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천주교 유산에 대한 지속 가능한 보존·관리 계획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하여 충남 천주교 유산을 충남의 대표 유산으로 가꾸어 충남의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제고하고 충남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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