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학광장서 신채호의 ’무궁화’로 큰 감동 줘

“어느 날 詩가 나에게 걸어 왔다. 詩가 영혼을 울릴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했다.”

이상희 명인이 단재 신채호의 시 '무궁화'를 낭송하는 장면

6월 19일 공주학연구원 고마나루실에서 개최된 제33회 공주학광장 초대손님인 이상희 시 낭송 명인의 말이다.

‘나의 시 낭송과 힐링’ 주제로 특강을 펼친 이상희 명인은 △시 와의 인연 △시 낭송회 활동 △시 낭송 명인 취득 △시 낭송 저변확대 등을 풀어나가며 강연 사이 롱펠로우의 ‘인생찬가’를 낭송했다.

특히 지난 시 낭송 명인 1호 품격(제17-01호)을 취득하게 된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의 ‘무궁화’ 시를 낭송할 때는 참가자 모두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나라를 잃은 슬픔을 나라꽃 무궁회로 노래한 단재의 뜻을 되새겨보기도 했다.

롱펠로우의 '인생찬가'를 낭송하는 장면

무궁화꽃을 들고 나선 이상희 명인은  ‘이 꽃이 무슨 꽃이냐/ 희어스름한 머리(백두산)의 얼이요/ 불그스름한 고운 아침(조선)의 빛이로다/(중략)’

초등교사로 재직하던 이상희 시인이 시 낭송을 하게 된 계기는 정년 후 2010년 여름방학 때 이상구 박사의 건강세미나 참여, 마지막날 장기자랑 프로그램에 10일간 강좌에서의 느낌을 남편(이명언 전 공주대 교수)이 짓고 이상희 시인이 낭송을 하였다. 그때 참석한 사람들은 거의 암 환자들로 “시가 이렇게 가슴을 울린 것은 처음”이라며 모두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 시인은 이때부터 “내가 앞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생겼구나”라며 시 낭송으로 영혼을 울릴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무궁화 시를 낭송하는 이상희 시 낭송 명인

이후 ‘시 꽃 낭송회’를 창립,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이상희 시 낭송 명인은 “어린이들에게 시 낭송을 가르쳤더니 정서적 안정감과 언어구사력과 발음교정 등의 효과를 얻었다”면서 “특히 시를 즐기다보면 삶이 풍요해지는 능력을 가졌다”며 일반인들도 하루 한편의 시 외워보기로 시 즐기기를 권유했다.

시 낭송을 위해 가곡을 배우기도 했다는 이 명인은 수필가와 시인으로 등단한 문학인으로 전국시낭송대회에서 금상과 은상 수상(2010년) 외에 많은 수상을 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 및 공주시지부 회원과 금강여성문학동인회 회원, 시꽃시낭송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주학광장 강연장 전경

다음은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의 무궁화 시 전문이다.

이 꽃이 무슨 꽃이냐
희어스름한 머리 (백두산)의 얼이요
불그스름한 고운 아침(조선)의 빛이로다

이 꽃을 북돋우려면
비도 말고 바람도 맞고
핏물만 뿌려주면 그 꽃이 잘 자라리

옛날 우리 전성할 때에
이 꽃을 구경하니 꽃송이 크기도 하더라
한 잎은 황해 발해를 건너 대륙을 덮고
또 한 잎은 만주를 지나 우수리에 늘어졌더니
어이해 오늘날은
이 꽃이 이다지 야위었느냐

이 몸도 일찍 당시의 살수 평양 모든 싸움에
팔뚝으로 빗장삼고 가슴이 방패되어
꽃밭에 울타리 노릇해
서방(西方)의 더러운 물이
조선의 봄빛에 물들지 못하도록
젖 먹은 힘까지 들였도다

이 꽃이 어이해
오늘은 이 꼴이 되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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