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오래 남을 가카라시마 무령왕탄신제

2017년 6월 3일 토요일 날씨 햇빛 쨍쨍.

오늘이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낸 장소는 ‘가카라시마’라는 일본의 작은 섬이다.

가카라시마로 가기 전 부두에 모여서 선생님들과 함께 백제 춤을 추었다. 조금 어려워서 내 발에 내가 걸려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너무 아팠다. 우리는 얼른 연습을 하고 가카라시마에 있는 무령왕이 탄생한 동굴로 이동했다.

배를 타고 가카라시마에 오기까지는 꽤 여유가 있었지만 도착하고 보니 행사가 시작되기까지 20분밖에 시간이 없다고 해서 허겁지겁 보고 와야 했다. 갈 때는 힘겹게 뛰어야 했지만 시간이 없는 바람에 올 때는 트럭을 타고 왔다.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동굴 안이 꽤 아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무령왕이 태어났다니! 그것은 또 어떻게 알게 됐을까? 벌써 몇 천 년 전인데 말이다.

무령왕이 탄생한 오비야동굴에서

동굴을 보고 난 뒤, 무령왕 제사를 지내는 걸 봤다. 근데 우리나라와 제사 지내는 방식이 달랐다. 우리나라는 제사상에 나물과 떡, 과일, 전, 온갖 반찬들이 상에 차려지는데 일본에서는 진짜 간단히 상을 차린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절을 하는데 일본에서는 인사를 하고 박수를 짝짝! 두 번 치고 돌아온다. 박수를 왜 치는지 조금 궁금하다.

제사를 보고, 섬에 있는 가라츠소중학교 체육관에서 환영회를 했는데 학교에 다니는 언니, 오빠, 동생들이 아주 멋진 공연을 보여주었다. 항구에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던 친구들이었는데 또 만나게 되니 왠지 반가웠다.

친구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나도 멋지게 백제춤 공연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잘 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이 못해도 괜찮으니까 열심히만 해 주라고 하셔서 걱정을 좀 덜었다. 드디어 끝났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은 후련했다.

가카라시마 어린이들의 공연

기차놀이하는 강수인(중앙)가족, 엄마 고순영(좌), 쌍둥이 강준우(우) 

나는 또 조연(김조연, 공주팀 회원) 이모 소개로 가카라시마에 사시는 어부들과 이야기도 하고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음식도 잔뜩 먹었다. 일본사람들과 같이 백제춤도 추고, 가카라시마에서 태어난 무령왕에 대한 연극도 보았다.

하지만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환영회가 다 끝나 있었다. 슬슬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엄마도 내 마음을 알았는지 내 손을 잡더니 마지막으로 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게 해 주었다.

드디어 이별의 시간이 왔다. 우리는 배에서 일본 사람들은 항구에서 색동 끈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끈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일본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젠가는 또 만날 것을 끈 하나로 의미하는 것이다.

강수인, 준우 남매가 가카라시마 할아버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하이화이브하는 장면

가카라시마 어린이들이 방파제에서 '사랑해요' 라며 이별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너무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려고 하는데 언니, 오빠, 동생들이 배가 안 보일 때까지 부두에서 배웅해 주었다. 배타고 가는 내내 우리를 끝까지 반겨주었던 언니, 오빠, 동생들만 생각하였다.

생각해 보니 일본 가카라시마에서 보낸 하루는 일본에서 보낸 4일 중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준우와 나를 엄청 많이 챙겨주시고 사랑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했다.

끝으로 이번 일본 여행은 내가 보낸 최고의 여행이었다.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여행인 것 같다.

무지개끈으로 안녕을 고하는 가카라시마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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