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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충성을 부른다
2017년 07월 21일 (금) 15:59:33 홍혁기 3777@kknews.co.kr

   

연저지인(吮疽之仁)

사병의 몸에 난 종기를 빨아주어 깊은 감동을 준다는 뜻으로 장군이 부하 병사에게 깊은 사랑을 기울임을 일컫는다. [사기 史記 65]

오기(吳起)가 위(魏)나라 문후(文候)의 장군이 되어 진(秦)나라를 공격할 때의 일이다.

사령관 오기는 병사들과 입는 피복이나 먹는 음식을 같이하며 침대에서 자지 않았고 말도 타지 않았으며 사졸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 짊어지기도 하는 등 언제나 사졸들과 노고를 같이했다.

한 사졸이 종기를 앓자 오기는 그 치료를 위해 고름이 잔뜩 든 종기를 빨아주었다. 사졸의 어머니가 이 오식을 듣고 통곡을 하였다.

이웃사람이 “당신 아들은 병사의 신분임에도 높은 장군이 종기를 빨아 치료해 주었다고 하는데 영광으로 여겨야 할 일인데 왜 통곡을 합니까?”

사졸의 어머니는 답답하다는 듯 목멘 소리로 “그런 말 마오. 지난번 오 장군이 내 남편의 종기를 빨아 주더니 싸움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죽음을 당했소. 그런데 그 오 장군이 지금 또 내 자식의 종기를 빨아주었으니 나는 그 놈이 언제 죽을지 모르겠소.”

오기는 사졸의 마음을 사기 위해 모든 정성을 기울였고 사졸은 오기의 따뜻한 사랑에 감동하여 목숨을 내던지고 싸웠던 것이다. 오기는 자신에게 신임이 두터웠던 문후가 죽자, 위나라를 버리고 초(楚)나라로 갔다. 초나라 도왕(悼王)은 오기를 상국(相國)으로 삼았다. 오기는 부국강병책을 도왕에게 건의했다.

“초나라는 지역이 수천 리요, 병력은 100만이나 됩니다. 마땅히 제후들을 누르고 맹주(盟主)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음은 양병책(養兵策)에 잘못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병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국고를 충실히 하여 그 힘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별로 필요치 않은 관리가 관서마다 넘치고 많은 왕족이 하는 일 없이 화려한 생활을 하며 국고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졸들은 배를 곯고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이러고도 사졸들에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리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도왕은 오기의 건의를 받아들여 쓸모없는 관리를 도태시키고 대신의 자제가 부형을 배경으로 하여 관직에 나아가는 것을 금하며 왕족 5대 이상은 자력으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여 서민에 편입시켰다. 이러한 일련의 특별조치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오기를 골수에 사무치는 원수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사졸들은 그 처우를 대폭 개선하고 아침저녁으로 훈련을 시키니 막강한 정병으로 양성되어 이웃 제후국들이 감히 초나라를 넘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도왕이 죽자 오기에 쌓인 원한이 일시에 폭발했다. 도왕의 주검에 염(殮)을 하기도 전에 초나라 귀족, 대신의 자제들은 집단 난동을 벌여 오기를 죽이려 달려들었다.

오기는 위급을 피하여 왕궁의 침전으로 달아났으나 난동 자들은 궁까지 쫓아들었다. 오기는 죽음에서 피할 수 없음을 깨닫고 도왕의 주검을 안고 엎드렸다. 난동자들 저마다 활을 쏘기는 물론 왕의 주검에까지 화살이 꽂혔다.

오기는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나의 죽음은 애석할 것이 없으나 왕의 주검에 활을 쏜 반역행위는 국법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난동자들은 오기의 말을 듣고 두려워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태자가 왕위에 오르니 이 사람이 숙왕(肅王)이다. 숙왕은 부왕의 주검에 활을 쏜 자를 색출하여 모두 극형에 처하니 희생된 가구가 70여개나 되었다.

오기는 공명(功名)을 탐하여 어머니에게 등을 돌렸고 아내를 죽인 냉혈한이었으나 전략가로서의 기지는 죽음 앞에서도 발휘하여 결국 복수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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