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서봉균 사단법인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어느덧 연말이 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요즘, 공주시는 (구)공주의료원 활용 문제로 여름처럼 뜨겁다.

누구나 경험하지만 얼핏 복잡한 것 같은 문제도 그 본질을 꿰뚫고 사실에 입각해서 바라보면 의외로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들이 있다.

(구)공주의료원 문제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구)공주의료원 문제의 본질은 공주시가 행정의 원칙과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정의 기본은 간단하다. 예상되는 문제에 미리 대처하고, 계획과 예산을 잘 세우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잘 듣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 바로 기본이다.

첫째, 공주시는 (구)공주의료원 문제에 미리 대처하지 못했다. 분명한 사실은 공주의료원 이전이 확정된 시점이 2012년 말이며, 실제 이전이 2016년 10월에 있었다는 점이다.

4년의 기간 동안 공주시는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았으며, 2016년 8월이 되서야 그나마 허술한 설문조사 하나만을 했다. 그 설문지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사)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로 문의하기 바란다. 설문지를 본다면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허술함에 기가 막힐 것이다.

둘째, 공주시는 (구)공주의료원에 대한 계획과 예산을 잘 세우지 못했다. 2017년 공주시의회 1차 추경 예산심의에서 공주시는 분명히 32억원으로 (구)공주의료원 전체에 대한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고 공언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114억원이 든다고 실토하였다. 잘만 한다면 예산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예산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 재정자립도 16%에 불과한 공주시라면 더욱 그렇다. 평범한 시민들은 천원짜리 껌 하나를 살 때도 어느 것이 싸고 양이 많은지를 따진다. 시민들의 혈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예산과 계획을 짜지는 못 했을 것이다.

셋째, 공주시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지 않았다. 현재 공주시가 가지고 있는 (구)공주의료원 활용 방안이 무조건 잘 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단체들과 뜻있는 공주시의원들은 늦었더라도 공주시의 자체 활용방안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구)공주의료원 주변의 시민들, 관련 전문가, 시민단체, 공주시의회 등이 모이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공통된 의견을 도출하자고 누누이 강조하였다. 분명히 말하지만 공주시는 이러한 합리적인 주장을 무시해왔다.

넷째, 공주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구)공주의료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공주시가 4년의 시간을 허송세월한 지금, 제대로 된 활용방안 마련을 위하여 몇 달의 시간을 더 쓰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대안도 없이 공주시의 계획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다. 아니다. 분명한 대안이 있다. (구)공주의료원이 원도심과 공주시 전체에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 남지 않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의 선택을 받자. 공주시의 활용방안은 현재 시장의 공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주시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후보라면 나름의 활용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워라. 선거에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활용방안이라면 누구도 반대하지 못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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