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공주에서 홍길동을 만나다

공주 우성면과 정안면에 걸쳐 위치한 무성산 중턱에는 홍길동 굴과 홍길동 산성이 있다. 또 무성산 주변과 공주 지역 주민들에게 지금도 홍길동의 무용담과 함께 ‘홍길동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홍길동’은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에 단골로 전해오는 조선 3대 장수(임꺽정, 홍길동, 장길산)의 한사람이며 축지법과 분신술에 능한 인물로 탐관오리에게서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이른바 ‘의적(義賊)’이라 전해져 오는 인물이기도 하다.

홍길동 전설을 강의하는 이걸재 공주민속채록가


홍길동은 누구인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인가? 아니면 허구로 전해진 옛날 이야기 속의 가상 인물인가? 공주 무성산에는 홍길동 굴과 홍길동 산성이 있다는데 왜 ‘홍길동’이란 이름이 지어졌는가? 또 조선 선조때 공주목사(牧使)로 재직했던 허균은 소설 홍길동을 저술했는데 이것은 공주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 

이런 궁금증과 역사 속의 사실, 그리고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홍길동 전설을 이걸재 공주소리꾼이 2월 19일 공주학연구원 고마나루실에서 개최된 제41회 공주학광장에서 털어놓았다.

공주지역 향토사학자이기도 한 이걸재씨는 30여 년 전부터 우성면 한천리를 비롯한 8개 지역의 ‘홍길동 전설’을 채록해 왔다.

자신을 ‘공주민속채록자’라고 불러주길 바라는 이걸재 향토사학자는 “한천리, 유구 백교리, 유구 추계리 등 8개 지역에서 채록했던 홍길동 전설이 거의 ‘홍길동과 누이의 산성쌓기와 팥죽 이야기’로 대동소이했지만 우성면 한천리의 전설은 다른점이 있었다”며 “그것은 홍길동 산성에 양반들이 마을 산신제를 지낸 점”이라고 밝혔다.

공주와 홍길동 강좌 전경


또 “조선실록에 홍길동이 의금부에 잡혔으나 ‘죽음’ 기록이 빠졌는데 이것이 일본 오키나와의 홍가와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허균은 인간평등주의자”라며 “절대군주제였던 조선시대에 양반들이 두려워해야할 백성을 호민(豪民), 원민(怨民), 항민(恒民)으로 나누었다”고 주장하면서 “허균은 개혁주의자”라고 말했다. 

이걸재 향토사학자는 허균의 소설에서나 조선실록에서의 실제인물인 홍길동의 고향은 공주임에 이견(異見)을 달 수 없다”며 “공주에서의 홍길동은 의적이 아닌 영웅이었다. 공주는 ‘홍길동’을 좀더 분석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매듭지으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강좌를 마치고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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