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 여드니 마을 장승제서 마을의 기원

정월대보름 전날인 정월 열나흘날, 공주 유구읍 여드니마을(신영리 2구)에서는 올해도 변함없이 주민들이 모여 한해의 소망과 마을의 무사안녕을 비는 장승제를 지냈다.  

김용환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어둑해질 무렵 마을회관에 모여 부녀자들은 제물을 장만하는 한편 오화영(84) 어르신과 남정네들은 축문을 쓰며 정성스럽게 장승제를 준비했다.

상차림은 메(밥)와 탕(국)을 비롯하여 떡(흰무리), 북어(3마리), 술, 만수향, 다시마와 김, 과일(밤·곶감·대추·사과·배) 등을 올린다. 주민들은 술을 따르고 절을 한 뒤 소지를 태워 주민 모두의 소망과 건강을 빌었다.

유구 여드니 마을의 장승제

김용환 이장이 술을 올리는 장면


여드니마을은 유구읍사무소에서 500여m의 거리의 온양가는 길에 ‘신영리 2구’ 안내판이 보이는 석남교를 지나 유구천을 따라 약 2km를 가면 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에는 5~6기의 노거수가 나그네를 맞으며 마을의 전통을 대신 말해주는 듯 하다.

예전에는 수 십그루가 숲을 이룰 정도였으나 일제강점기에 배를 만든다며 큰 나무들을 베어갔고 작은 나무 몇그루가 커서 현재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오흥영(76)씨는 들려준다.

또 나무 아래 양쪽에 다소곳하면서도 당당하게 서 있는 한쌍의 석장승도 처음에는 목장승을 세웠으나 나무가 귀해지자 돌을 깎아 장승을 세웠다고 한다. 

오화영씨가 축문을 읽는 장면


주민들이 장승제를 지내는 장면

여드니 마을의 장승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약 3~400여년 전부터라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

현재 25가구(약 60명)가 모여 살고 있는 여드니 마을의 지명은 예전에 80채의 기와집이 있어 ‘여드니(팔십촌)’라 불렸고, 또 공주·예산·홍성·온양이 모두 80리라고 해서 그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여드니와 새말(역촌)에서는 여드니에서 묵고 간 과객이 말을 바꾸는 곳으로 근처에는 ‘말무덤’이라는 지명도 있다.

김용환 이장은 “점차 사라져가는 장승제의 전통을 후손들에게 이어가도록 주민들과 화합하여 보존하여 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지를 태워 한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유구 여드니 마을의 석장승
소지를 태워 한해의 액을 하늘로 날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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