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에서 55㎞ 떨어져 있는 격렬비열도, 이곳 인근 바다에서도 우리 어민들의 생계는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이 섬 앞바다는 중국 산둥반도와 260㎞ 정도 떨어져 있을 정도로 가깝고 수산자원이 풍부해 이를 노리는 중국어선이 수시로 침범해 어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해역의 주요 어종 어획량이 50년 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어종은 대부분 감소했다.

갈치의 경인지역 어획량은 1970년 2만578t에서 지난해 260t으로 무려 79배나 급감했다. 참조기도 1970년 6천714t에서 지난해 474t밖에 잡지 못했다. 멸치는 1970년 154t에서 2000년대 들어서 어획량이 한자릿수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74t을 기록했다.

이밖에 고등어류는 1970년 678t에서 2008년부터 어획량이 줄어 지난해 4t을 기록했다. 살오징어는 1970년 58t에서 2000년대엔 300∼7천800t을 기록하는 등 많이 잡혔다가 2015년부터 두자릿수로 감소했다.

어종 어획량이 대체적으로 감소한 이유는 남획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어선과 어구의 발달 등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우리 앞바다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불법조업 담보금조차 우리 어민들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중국어선이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되면 우리 정부가 담보금을 징수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징수된 담보금은 1300억원에 이르지만 단속과정에서 징수된 담보금이 피해보상에 쓰이지 못한 채 국고로 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어업인들의 피해를 전제로 징수한 담보금인만큼 피해 어민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수산회 연구자료에 의하면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으로 인해 국내 수산부문에서 발생하는 총 피해규모가 연간 약 1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국어선에 대해 어민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우리 영해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불법어구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면서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는 점이다.

어족자원을 망가뜨리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태안항 북서쪽 약 18km 해상에서 이루어지는 골재채취가 바다황폐화와 어획량 감소로 이어져 어업인들이 말살 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이는 도정 연구기관인 충남연구원에서도 해당해역의 지난 2015년 바닷모래 채취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재추진하고 있어서 어업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충남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충청남도 바다모래 채취에 따른 연안 해역 영향 평가'에는 '2013년부터 진행된 이곡‧가덕도 지적 바다골재채취로 1595만m³의 바다모래가 채취됐으며, 지속적인 바다모래 채취는 급격한 수산자원 파괴와 해저지형 변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당국에서는 어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족자원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후세가 오랫동안 먹고 살 수 있게 우리 바다어장을 지켜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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