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12년 봄 무렵이었다고 기억한다.

총선을 전후로 해서 적지 않은 공주시민들이 나서서 ‘공주시-세종시 통합대책위원회’를 구성했던 적이 있다.

한 동안 이 문제를 두고 공주시의 민심이 통합론과 독자발전론으로 갈리어 논쟁을 거듭했었다.

물론 양 도시의 통합을 모색하던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역사의 무상함을 절감했던 것도 사실이다.

동시에 이러한 통합 논의가 근시안적인 안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하여 ‘금강뉴스’의 지면을 통해 통합 논의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으로 ‘서울시-위성도시 모델’을 제안했었다.

거대한 서울시 주변에는 광명, 구리, 부천, 성남, 시흥, 안양, 의왕, 의정부, 하남 등 수 많은 위성도시들이 있다. 만약 세종시로 인해 공주시가 피해를 입는 것을 피하기 위해 두 도시를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아마 경기도에 있는 그 많은 위성도시들이 서울시와 통합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기도는 그야말로 껍질만 남게 되고, 서울시는 서울시대로 비대한 몸집을 추스르기 위해 고충을 겪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현재 서울시 주변의 수 많은 위성도시들이 서울시와 통합하지 않은 채 공존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 위성도시들이 거대한 서울시의 영향권 속에서 도시통합과는 다른 모종의 생존방식을 터득하였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 아닌가 한다.

세종시의 영향권 속에서 독자적인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공주시로서는 서울시의 위성도시들이 찾아낸 이러한 생존방식을 선택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세종시 때문에 공주시가 어려움을 겪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세종시 때문에 공주시가 덕을 보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거꾸로 세종시가 공주시의 덕을 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도시 발전의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면, 이것이 바로 공주시와 세종시 사이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제안했던 것이다.

공주시가 세종시로부터 불어오는 거센 인구 유출의 바람을 이기고 시세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세종시와 차별화된 공주시의 독자적인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세종시는 현재 중앙정부의 핵심부처가 60% 이상 입주한 상태라고 하며, 2030년까지 50만 인구를 수용하는 대도시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반면에 공주시의 인구는 현재 12만 명에도 미달할 정도로 시세가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공주시는 세종시가 가지지 못한 수려하고 청정한 자연환경을 자랑할 만하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토대로 형성된 백제시대로부터 이어진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다.

역사가 잉태한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유산의 고장이다. 다양한 문화유산을 자원으로 하는 관광산업의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현재 공주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주대학교와 공주교육대학이 있다.

199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된 공주대학교의 모체가 되는 공주사범대학은 1948년 개교한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담당해 왔다. 공주교육대학 또한 우리나라 초등교육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두 대학은 교육도시 공주의 명실상부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공주시의 발전을 이끌어 갈 열쇠는 자연, 역사, 문화, 관광, 교육 등의 5대 요소라고 보아야 한다. 이 다섯 가지 열쇠로 공주시가 지속적인 발전을 계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나가는 전략을 세우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소도시이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시의 사례를 참조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시세나 5대 요소의 측면에서 보면, 공주시와 하이델베르크 시는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계룡산에서 금강으로 가는 ‘자연의 길’, 석장리에서 공산성과 송산리까지 가는 ‘역사의 길’, 신원사에서 연미산 자연미술공원까지 가는 ‘문화의 길’, 공주대학교에서 공주교육대학까지 가는 ‘교육의 길’이 열리게 되면, 사통팔달하는 길마다 국내외의 여행자로 붐비는 공주시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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