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한글 백일장 성료…2,321편 접수, 부문별 수상작 선정

의젖한 우리 영감/ 밭일하러 갔나/ 논일하러 갔나/ 방에서 자고 있나/저기 걸려있네 /부끄럽게 자꾸 나만 처다보네/ 그 모습을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볼수가 없네
-시화부문 글으뜸상 은진면 남산1리 송병선 어르신 <거실에 누워>-

▲ 글행복상을 수상한 99세 윤정구 어르신

논산시 어르신들의 행복한 도전이 가슴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따뜻하게 마무리됐다.

논산시는 지난 9월 10일까지 한글대학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접수한  2,321편의 한글 백일장 부문별 작품 심사를 마무리하고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글씨쓰기, 시화, 수필, 그리기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진 이번 백일장 심사결과 △글으뜸상 4명 △글꽃상 110명 △글꿈상 331명 △글봄상 675명 △글아름상 1,010명, △동고동락상 190명, △글행복상(최고령 어르신) 1명을 선정했다.

글씨쓰기 부문 글으뜸상은 광석면 사월3리 백정남 어르신, 시화 부문은 은진면 남산1리 송병선 어르신, 수필 부문은 연산면 백석4리 이묘석 어르신, 그리기 부문은 은진면 방축3리 김징자 어르신, 최고령 수상자인 윤정구 어르신(99세, 상월면 산성리)이 글행복상 수상자로 선정돼 어르신들의 의미있는 도전에 따듯함을 더했다.
 
먼저 떠난 남편이 사진 속에서 자꾸 쳐다보는 모습에 눈물이 난다는 사연부터 한글을 배워 이름을 쓸 수 있고, 묻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어 인생이 살 맛 난다는 사연 등 가족, 친구, 자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사연들은 읽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권선옥 논산문화원장은 “이번 백일장은 작품 응모수도 많았고, 수준도 높았다󰡓며 󰡒배우는 과정의 기쁨을 잘 표현한 작품들을 대하면서 코끝이 찡하기도 했다”며 심사평을 전했다.

황명선 논산시장은 “80년 허전했던 인생이었지만 하늘에서 상으로 내린 공부를 하고 있다는 어르신의 글을 보면서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의 따뜻한 배려 속에서 배움에 대한 소망을 모두 이루실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따뜻한 행복공동체 ‘동고동락(同苦同樂)’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마을로 찾아가는 어르신 한글대학을 2016년부터 운영, 현재 302개 마을에서 3,000여명의 어르신들이 배움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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