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겸 묘 안내판도 없어, 세계유산 도시 무색

지난 2017년 12월 ‘김이교‘의 ‘신미통신일록’을 비롯한 조선통신사 관련 총 111건 333점의 기록물(한국 63건 124점, 일본 48건 209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기록유산 가운데는 공주 인물 퇴석(退石) 김인겸(金仁謙)의「일동장유가」와 죽당 신유(申濡)의 ‘해사록(海錄)이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공주는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의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조선통신사 관련 세계기록유산, 그리고 6월 30일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마곡사를 비롯한 7개 전통사찰)’등 세 유형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 

그러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김인겸’과 ‘신유’를 아는 시민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지 1년이 다가오고 있지만 공주시에서는 관심 조차 없어 보인다.

김인겸 묘를 답사한 후손, 문화원장, 공주향토문화연구회 일행

퇴석 김인겸 묘와 상석이 나무가지에 묻혀 있어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지난 10월 18일 공주문화원(원장 최창석)과 공주향토문화연구회(회장 윤용혁)는 세계기록유산의 인물인 김인겸과 신유의 묘를 답사, 시민문화운동에 불을 지폈다. 김인겸의 묘는 무릉동에, 신유의 신도비와 묘는 이인면 달산리에 있다.

김인겸 후손 김종한 부인 이성순씨(좌),  후손 김주동씨(중앙), 최창석 문화원장(우)
정비가 시급한 김인겸 묘 인근에 흩어진 석물.
 
무릉동 뒷산에 있는 퇴석(원래 ‘물러난 돌’이란 뜻의 마을 이름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무른 돌’의 퇴석(退石)으로 변함)의 묘소는 퇴락된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13년 전인 2005년 2월 공주향토문화연구회와 고 김영한 선생님의 안내로, 또 2013년 12월에 답사를 간 바 있지만 입구에 안내표지판이 없어 일행은 1시간 여를 헤맨 끝에 겨우 묘지를 찾을 수 있었다. 시간을 지체했던 것은  묘와 상석이 나무와 칡넝쿨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안동 김씨 문중 김종한씨는 2013년 12월 7일 답사에서 무릉동 김인겸 묘를 안내하면서 “몇 년 전까지 문중에서 시제를 지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어 이인면 달산리의 죽당 신유의 신도비와 묘역을 후손 신원호씨의 안내로 답사했다. 

죽당 신유의 후손 신원호씨의 설명을 들으며 신도비를 살펴보는 공주향토문화연구회

최창석 공주문화원장은 “종친회와 후손들의 협조 아래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의 동참이 요구된다”며 “이 사업을 시청이 지원하고 공주문화원과 공주향토문화연구회 등에서 추진해서 공주의 세계유산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죽당 신유의 묘에서

윤용혁(공주대)교수는 “김인겸은 ‘공주의 인물’ 중 한사람으로 김인겸의 역사적 사실을 조명해야 한다. 먼저 시 기념물 지정을 시작으로 김인겸 묘 안내판부터 설치해야 한다”며 “금강변에는 국문학자들의 모금과 전국시가비건립동호회와 안동김씨대전종회 주최로 지난 1989년 일동장유가비를 세웠다. 그러나 금강변의 시가비(詩歌碑)는 접근성이 어려워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김인겸 공원을 설립, 시가비를 이전해서 지역의 관광자료로서 활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죽당 신유의 묘에서 답사를 마치고 기념촬영

김인겸은 1707(숙종 33)~1772(영조 48)) 공주 무릉동 출신으로 1763년 8월 조선통신사의 일원으로 일본에 파견되어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라는 저명한 시가(詩歌)를 남겨 한국 시가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또 이때 통신사 조엄 단장과 함께 일본에 서기로 갔던 김인겸이 고구마를 조선에 들여와 빈민구제에 큰 공을 세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신유(申濡 1610~1665년)는 고령신씨 신말주(申末舟)의 7대손으로 청나라에 2회, 일본에 1회 사신으로 다녀온 외교관으로 그때마다 기록을 남겼다. 34세에 5차 통신사(1643년) 종사관으로 일본에 다녀오면서 해사록을 남겼다. 43세 되던 1652년에 사은부사로 북경에 다녀오면서 연대록(燕臺錄)을 기록하였다. 외국체험을 바탕으로 한 문학은 신유의 작품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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