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신뢰받아야 한다.

하지만 숙명여고 사건으로 교육계 신뢰도가 급속히 떨어진 만큼 시험지 관리와 시험문제 출제오류 등 신뢰도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먼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산의 한 중학교에서 기말고사 시험 답안이 유출돼 재시험 소동이 벌어졌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서산 모 중학교 3학년 교사 A씨는 지난 주 기말고사를 치르기 전 힌트를 주는 과정에서 시험지를 흔들다 일부 문항 답안이 몇몇 학생에게 노출됐다.

이런 사실은 학생들이 SNS에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고, 해당 학교는 학생들에게 사과한 뒤 29일 재시험을 치르기로 하는 한편 해당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이처럼 최근 숙명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유출 사건으로 논란이 큰 가운데 충남도 내 일선 학교의 학력평가와 시험지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충남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충남지역 중간·기말고사 재시험 횟수는 중학교 66건, 고등학교 153건으로 집계됐다. 재시험을 시행한 이유 대부분은 '출제오류'였다.

시험지 보관시설 CCTV 설치율도 고등학교의 경우 100%였지만 중학교는 50%로 절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재시험 문제가 지필평가 문제 출제 요건을 충족할 정도로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해 당초 평가 목표를 달성했는지 우려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대입제도 관련 공정성 여론조사가 낮게 나오고 있다. 2016년 우리교육연구소가 진행한 대입제도 관련 대학생 인식 조사연구에 따르면 선발의 공정성이 가장 낮은 전형으로 응답자의 35.2%가 특기자전형을 꼽았고, 학종과 교과전형을 꼽은 이들이 각 26.0%와 13.3%였다. 수능을 꼽은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시험문제 관리 강화, 상피제 적용 등 내신 제도를 정비하는 것뿐 아니라 아예 대입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요구도 크다.

이에 교육당국은 내신 관련 제도를 점검·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모집인원의 80% 수준까지 올라간 대입 수시모집 비중을 줄이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모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교육당국을 불신하고 있다.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시험문제 유출 등의 사건이 발생한 곳이 숙명여고뿐이겠냐는 한탄에 귀를 열고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교사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같이 다니는 경우 수행평가 등에서 자기 자녀에 대한 특혜를 받는지 걱정하는 교육가족들의 염려가 크다. 내신성적이 입시 결과에 직결되는 현행 대입 제도 때문에 공정성을 염려하는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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