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유년시절 이야기 시 속에서 그리움으로 출렁

교사와 작가의 삶을 병행하고 있는 강병철 선생의 유년시절이 서려있는 시집 ‘사랑해요 바보몽땅’을 세상에 내놓았다.

강병철의 이번 시집은 ‘기억의 힘’으로 씌어졌다. 기억은 한 존재의 필연성을 보증한다. 누군가와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대체적인 기억의 내용인 바, 기억이라면 곧 한 존재가 통과해온 사건의 해석 층인 것이다.

따라서 기억이라는 밝지 않은 창고에는 명료한 사건 그 자체가 쌓여 있는 것이 아니라 명료하지 않은 해석이 더미를 이루고 있다.

시는 다시 한 번 그 불명료한 해석의 더미를 꺼내어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강병철의 이 시집은 그것에 매우 충실하다.

‘사랑해요 바보몽땅’ 시집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트럭에서 쏟아지는 무 다발처럼 다양한 표정들이다.

영뵉이 성님, 종갑이 성님, 정자 누나, 옥이 이모, 순임이, 최윤희, 재련이, 이세진, 상원이, 대밭집 연실이 등등. 이들은 그의 바닥과 현장에서 인연을 맺은 존재 혹은 이름자들이다.

그는 태생적으로 낯가림이 심하지만 맺은 인연마다 ‘강박증’으로 사랑한다. 강병철의 ‘강박증’ 사랑은 등장인물과 가족만이 아니라 문학에 대한 열정도 ‘강박증’에 앞서 내달리는 중이다.

전무용 시인은 “시인의 유년에 서려 있는 앞뒷집, 아랫마을 살던 사람들의 까막새 어둠 속 저린 삶이 고추장 찍어 담벼락에 그린 맨드라미모양 하늘 색깔 닮은 바다모냥 그려져 있다”며 “우리 기억의 뒤쪽으로 사라진 이야기들이 시 속에서 그리움으로 출렁거리며 살아난다”고 말했다.

작가 강병철은 ‘삶의 문학’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민중교육이라는 잡지에 소설 ‘비늘눈’을 쓰고 고교교사를 해직당한 바가 있다.

35년 간 교직생활을 했으며 현재 대산고등학교에 재직 중인데 정년퇴임을 코앞에 둔 초고령 평교사이다.

△시집 유년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꽃이 눈물이다 △소설집 비늘눈, 엄마의 장롱, 초뻬이는 죽었다 △성장소설 닭니, 꽃 피는 부지깽이, 토메이토와 포테이토 △산문집 선생님 울지 마세요,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 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작가의 객석을 발간했으며, 함께 쓴 교육 산문집 △넌, 아름다운 나비야 △난, 너의 바람이고 싶어를 편집했다.

청소년 잡지 ‘미루’를 10여 년 간 발행했으며 한국작가회의 대전충남 지회장을 4년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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