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金猪年)

2019년 기해(己亥)년 ‘황금돼지해’이다. 새해를 맞아 60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金猪年)’라는 속설이 있다.

일반적으로 음력에서 '기해년((己亥年)'은 내년 2월 5일(설날)시작되지만, 명리학에서 새해 첫날은 2월 4일(입춘) 것으로 따진다.

'황금돼지해'는 '붉은 돼지해' 중에서 으뜸으로 꼽히는데 '황금돼지해'는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에 음양오행(陰陽五行)을 더해 따지기 때문에 600년 만에 한 번꼴로 나타난다는 것이 역술가들의 주장이다.

황금돼지해에 낳은 자녀는 재물 복을 타고 난다는 속설 탓에 밴드왜건(band-wagon; 대열의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악대차)효과를 타고 있다. 뜻도 모르고 속설에 휘둘려서 혼동하기보다는 우리 선조들의 날짜 계산법을 엿보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일 것이다.

돼지는 열두 띠 중 12번째 동물이다. 십이지의 순서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옛날 천신이 정월 초하룻날 제일 먼저 도착한 짐승부터 12등까지 주기로 했다. 달리기에 소질이 없는 소는 남들이 다 잠든 그믐날 밤에 일찍 길을 나섰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먼저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안 눈치 빠른 쥐가 잽싸게 소등에 올라타 동틀 무렵 궁정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자마자 쥐가 날렵하게 뛰어내려 소보다 한발 앞서 1등이 되었다. 소는 분했지만 두 번째가 되고, 호랑이는 3등, 토끼는 낮잠을 자는 바람에 4등, 그 뒤를 용, 뱀, 양, 원숭이, 닭 ,개, 마지막에 돼지가 들어왔다”라고 한다. 이야기치고는 그럴싸하게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가?

돼지해는 십이간지 상 12년에 한 번씩 돌아오지만, 돼지인 기해년은 60년 만에 돌아온다. 오행 중 토(土)에 해당하는 기(己)와 수(水)에 해당하는 해(亥)가 합쳐져 이루어진 해이다. 오행 토의 색은 황색이고 해는 십이지지 중 12번째 지지이며, 12띠 동물 중 돼지에 해당한다.

기해년을 황금돼지해로 부른 것은 기(己)가 오행 상 흙이고, 방위로는 중앙이며 색으로 치면 노랑, 황금색이 되기 때문이다. 음양오행설에서 오행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는 각각 고유의 방향과 색(色), 특성이 있다.

목(木)은 동방으로 모든 일의 시작을 상징하며 파란색, 화(火)는 남방으로 번성과 화려함을 상징하며 빨간색, 토(土)는 중앙으로 결실과 풍요를 상징하며 노란색, 금(金)은 서방으로 강인함과 권력을 상징하며 하얀색, 수(水)는 북방으로 지혜를 상징하며 검은색에 해당한다.

돼지의 해 역시 오행 목(木)에 해당하는 을해(乙亥), 오행 화(火)에 해당하는 정해(丁亥), 오행 토(土)에 해당하는 기해(己亥), 오행 금(金)에 해당하는 신해(辛亥), 오행 수(水)에 해당하는 계해(癸亥) 등으로 구분된다.

돼지 하면 으레 지저분한 동물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돼지는 예부터 재물과 복을 주는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여겨 왔다. 왜 그럴까? 해(亥) 자는 돼지의 골조를 그린 문자로 종자, 씨앗의 의미인 핵(核)으로 모든 에너지의 근원을 뜻한다. 돼지는 오행 상 생명의 원천인 물을 상징해 만물을 소생시키는 것으로 여겼다.

돼지는 한 해에 4배씩 새끼를 낳을 뿐만 아니라 한 번에 여러 마리를 낳기 때문에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 됐다. 돼지에게만 ‘복’ 자를 붙여 ‘복 돼지’라 부른 것도 그런 까닭이다. 돈(豚·돼지)과 현금을 ‘돈’이라 칭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황금돼지해라고 하는 것은 새해에 대한 기대와 기업 상술이 결합해 빚어낸 현상이다. 황금돼지해에 낳은 자녀는 재물복을 타고 난다는 속설 탓에 근래 들어 결혼 소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출산율 반등은 어려운 상황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한때의 풍설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황금돼지해에 태어나는 아이들의 앞날에 복이 가득했으면 한다.

저작권자 © 금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