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노인복지관에서 노래도 배우고 춤도 추며 시니어 클럽이 운영하는 찻집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보살님이 계십니다.

나는 그저 일행들과 같이 차 한 잔 먹으러 들렀다가 주고받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신 돌아가신 어머니가 너무 불쌍하다고 안타까워하는 사연입니다. 무엇이 그리 불쌍한지 물으니 자기는 이 좋은 세상에 나서 늙으막에도 춤과 노래는 물론이고 봉사활동에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고 있는데 돌아가신 어머니 삶을 돌아보면 한세상 죽도록 고생만 하다 가셨으니 어머니만 생각하면 얼마나 불쌍한지 마음에 한이 되었다 합니다.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마디 하였습니다. 보살님은 보살님 시대에 나셔서 최선을 다하는 즐거운 삶이라 생각하는 반면 고생만 하신 어머니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좋으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면서 그것을 고통으로 여기거나 즐기지 못함을 한탄만 하다 가신 것이 아니다.

그 어른은 그 어른의 시대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다 돌아 가셨을 것인데 왜 딸은 그 어머니를 안타까워하느냐 그리 하지 않아도 된다. 보살님의 논리대로라고 한다면 30년 후의 보살님 아들딸은 보살님이 아무리 행복하게 살았다 하더라도 그 미래 시대의 다양한 문화와 행복을 보지 못하고 누리지 못한 것을 슬퍼하고 안타까워해야 한다는 논리다.

아무리 어렵고 힘겨운 시대를 살았더라도 그분들은 그분들대로 자신의 최고의 행복을 누리며 살다 가셨다고 그 안타까워하는 생각을 바꿔야 어머니가 좋은 곳에 가신다. 따님이 효심으로 어머니를 위하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위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마음에 품고 있으면 보살님의 마음이 어머니와 통해서 어머니가 저 세상에서도 불편해 하심을 알라 하였습니다.

그 몇 마디 말끝에 보살님은 스님 말을 듣고 보니 제가 잘 못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스님 덕분에 마음에 꽉 막혔던 체증이 뚫린 것 같습니다. 다시는 그런 생각 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합니다.

옛 말에 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에 부모님들은 잠 못 이루고 마음 편히 살지 못하지만 우리가 하는 걱정을 모두 적어 놓고 훗날 그 걱정에 대한 평가를 하여 보면 괜한 걱정이 팔구십 프로라 합니다.

우리 아들, 딸 나 죽으면 어찌 할지 하는 걱정조차 자식들 입장에서는 아무 문제없는 것을 부모 홀로 걱정을 만들어 걱정하고 있으니 그런 부모의 걱정거리를 듣는 자식들의 마음이 편할 수가 없겠지요.

그러니 늙으면 **야지 하는 소리를 자식들에게 듣기 쉽습니다. 설령 나라가 무너질 것 같은 어려움에 처했다 하더라도 믿거라 하고 맡겨 두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본분을 다하면 나라도 무너지지 않고 자기 삶도 온전히 지켜 갈 수 있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우리 공주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사박물관이 공주시로부터 무상 임대한 기간이 다 되어서 타 지역(논산 혹은 홍성 등)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자세한 속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해도 우리 공주에 있는 기관 하나의 역할이 충남의 역사를 수집·관리·보존하는 박물관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박물관이 타 시군으로 떠나간다는 소리에도 공주시민들은 별스런 의견이 나오지 않습니다.

없는 국립 국악원 중부분원을 끌어 오려는 노력은 엄청 하면서 정작 공주에 있는 기관이 이전해 간다 하는데 있어서 공주에 반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공주시와 시민들의 소리가 없는 것은 이상할 지경입니다.

무상임대가 아니면 작은 임대료를 받고 노후 된 건물에 리모델링 정도 해주는 것으로 역사박물관을 공주에 남도록 해서 공주에 있는 옛 국립박물관으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역사의 조명 공간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다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입니다.

그동안 역사박물관이 이루어 온 공적을 생각하면 그나마 잊혀졌던 여러 종중의 문서들을 발굴 규합 보존하는 등의 일반 기관에서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이루어 놓았고 종종 기증유물 전시도 하는 등 공주와 충청 문화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을 해 온 것으로 보아 그 가치와 역할을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격려를 해야 마땅할 일입니다.

공주시와 공주시민의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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