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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사람의 신임은 언제나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2019년 06월 04일 (화) 14:03:59 홍혁기 3777@kknews.co.kr

   

여도담군(餘挑啗君)

먹다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먹였다는 뜻으로 신하에 대한 임금의 애증이 그 변하가 심함을 일컫는다. [한비자 세난 韓非子 說難]

미자하(彌子瑕)는 중국 춘추시대의 위(魏)나라 사람이다.

영공(靈公)의 총애를 받는 대부(大夫)로서 아첨을 잘했고 미남이었다. 영공은 부인 남자(南子)를 멀리하고 미자하를 가까이 했다.

위나라 법에 수레를 허가 없이 탄자는 월형(刖刑), 곧 발뒤꿈치를 베도록 되어있었다.

어느 날 미자하는 어머니가 병으로 위독하다는 다급한 전갈을 받았다. 조급한 나머지 왕의 윤허가 있다고 속이고 왕의 수레를 몰고 궁중을 빠져나가 어머니의 병을 간호했다.

다음날 왕은 미자하가 허가 없이 왕의 수레를 타고 나간 사실을 알았다. 왕은 미자하를 벌할 생각은 않고 도리어 잘했다며 “미자하는 효성이 지극하다. 어미를 위해서 발이 잘릴 형벌도 돌아보지 않았으니 갸륵한 일이다.”하고 칭찬하며 월형의 죄를 사면해 주었다.

미자하가 왕을 모시고 도원(桃園)의 놀이에 나갔다. 갓 익은 복숭아가 어찌나 탐스러웠는지 미자하는 하나 따서 한입 듬뿍 물었다.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미자하는 그 복숭아를 먹다 말고餘挑 왕에게 바쳤다.

“맛이 어찌나 좋은지 혼자 먹기가 아까워 감히 올립니다.”

왕은 미자하가 먹다만 복숭아를 선뜻 받아먹었다啗君. 과연 맛이 기가 막혔다. 왕은 몹시 기뻤다.

“미자하는 과인을 끔찍이 생각하는구나. 혼자 먹기가 아까워 먹다말고 나에게 바치다니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달도차면 기울 듯, 미자하의 왕에 대한 ‘충성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으나 왕의 총애는 시들해 갔다. 이제 미자하는 극히 작은 일로도 왕의 미움을 사는 처지에 이르렀다.

“괘심한 놈, 왕의 수레를 타질 않나, 막다 만 복숭아를 먹으라고 주질 않나, 이런 발칙한 놈은 용서할 수 없다.”

왕은 마침내 미자하의 관직을 삭탈하고 궁중에서 내쫓았다.

이 사실을 두고 한비자는 미자하의 충성심에는 변함이 없음에도 왕으로부터 칭찬받는 행위가 나중에는 미움을 사는 불씨가 된 것은 왕의 애증(愛憎)의 정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하가 왕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때에는 왕의 마음에 들었던 지혜가 왕이 미워할 때에는 벌을 받게 되는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왕을 설득하려는 자, 자신에 대한 왕의 애증을 먼저 살펴야한다고 했다.

이어 한비자는 용을 길들여서 타고 다닐 수 있으나 그 목에 난 역린(逆鱗)을 건드리면 반드시 죽음을 당한다고 하여 왕의 노여움을 용의 역린에 비유했던 것이다.

출판사 다할미디어 (02)517-9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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