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연 창극 심청을 보고

12월 3일 화요일은 고마나루 창극단 창단 공연이 있었습니다.

문예회관에서  저녁 7시 30분 공연인데 이미 다 아는 심청전 줄거리지만 그래도 악극으로 꾸며진 심청에 대하여 관심이 있어서 벗님 하나 만들어 갔습니다.

시작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공연이 길어질수록 빠져 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참으로 보기 좋고 신명나는 무대였습니다.

옆에 벗에게 이런 내용의 악극이라면 세계적인 뮤지컬에 손색이 없는 내용이고 정신적인 충족을 줄 수 있는 공연 아닌가 싶다 칭찬하고 돌아왔습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불교의 이야기로 공양미 삼백 석과 심학규 눈을 마주 바꾸는 그런 약간은 허무맹랑하기까지 한 내용이 효녀 심청의 인당수 물에 몸을 던지면서 완전히 반전이 되어서 아버지를 만나고 눈을 뜨게 되는 대목까지입니다.

심청은 말 그대로 마음이 맑은 사람입니다. 심학규 내외가 살았던 도화동은 세외선경이라 부를 만큼 뛰어난 도를 행하는 사람들이 사는 지명이고 몽운사 스님은 세상사가 한바탕 꿈속과도 같다는 상징성을 띄며 공양미 삼백 석은 공덕을 지어야 뜻을 이룬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심봉사는 마음이 봉사라는 말로 세상에 지혜를 밝히지 못한 상태요, 뺑덕 어미는 말 그대로 배덕, 배은망덕한 덕 베푼 것을 헌신 버리듯 배반의 상징이고, 남경 장사치들의 커다란 배는 서방 정토로 향하는 반야용선입니다.

인당수의 용궁과 연꽃은 처염상정으로 일컬어지는 불교의 이상 세계요, 마지막 피날레로 심학규와 더불어 맹인잔치에 온 모든 맹인들이 눈을 뜨는 것은 불교에 있어서 모든 중생들이 무지몽매에서 벗어나 바른 눈을 갖게 되는 깨달음의 소식이요, 부처가 되는 성스러운 장면입니다.

불교도라면 포교극으로써 최고의 소재요, 국가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없는 효도와 개안 등 기가 막힌 연극 소재로 사람들 마음을 웃고 울릴 수 있는 우리나라만이 가지는 엑기스입니다.

더구나 참여한 오십 여 명의 단원들이 대부분 공주에 적을 둔 시민들이 참여하여 이뤄낸 정말로 기가 막힌 악극의 완성에 가까운 명작품을 보았다 할 것입니다. 

이 창극이 국악원 중부분원 유치를 위해 갑작스레 만들어졌다는 것은 알지만 소기의 목적 달성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우리 공주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평합니다.

원 심청전에서 나오는 지명이나 이름이 공주의 대통사, 금강, 고마나루, 차령고개, 계룡산, 공주, 알밤 줍기, 논에 모심기, 나무하기, 공주 아리랑, 진도 아리랑 등으로 약간의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공주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풀어내었으니 그 기획자의 의도가 고스란히 살아나서 참석자들이 한마음으로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창극의 미래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외국에서 만들어지는 기괴한 변종 괴물 이야기가 아닌 정말로 인간적이고 동양 문화의 저류가 흐르는 이 같은 공연이 나오게 된 것을 환영합니다.

충청국악원 중부 분원 유치 여부를 떠나서 이와 같은 창극은 전국 순회공연을 통하여 메마른 현대인들의 가슴에 촉촉한 감동을 주고 잊혀져 가는 효와 가족의 사랑을 알릴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널리 주어지기를 바래 봅니다.

중고제 판소리 교실 회원들과 지도자들에게 진심을 담은 큰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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