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 즉 100세 인간 시대를 맞아 몇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 있다.

100세 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Well Being), 의미 있게 사는 것(Well Aging), 잘 죽는 것(Well Dying)  등이다. 사람은 늙으면서 열정이 식고 두뇌도 노쇠 하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세계 역사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 중 최대 업적의 35%는 60-70대에 성취하였다. 그 중에 23%는 70-80세에, 6%는 80대에 성취하였다. 결론적으로 역사적 업적의 64%가 60세 이상의 노인들에 의하여 성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대인의 지도자 모세는 80세에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유대민족을 이끌고 모세의 기적을 일으키며 가나안 땅으로 출애급을 시작 하였다.

모세의 출애급 사건은 성경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1956년 세실 B. 데밀 감독이 ‘십계’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하여 대히트를 기록하였다. 찰튼 헤스턴, 율 브리너, 에드워드 G. 로빈슨 등 대 배우들이 열연을 벌였다.

독일의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가 세계 문학사에 길이 빛나는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83세 때였다. 미켈란젤로가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의 내부의 돔 공사를 시작한 것은 72세 때이다. 이 어마어마한 대성당의 돔은 높이가 132.5m, 지름이 42m나 된다.

호서대학교의 설립자이자 총장이었던 강석규(1913-2015, 103세 사망)박사는 95세 때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라는 유명한 수필을 발표하였다. 65세에 퇴직을 하고 남은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여 의미 없이 보내다 보니 30년을 허송세월하여 95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10년 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제부터 어학공부를 시작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후 그는 103세에 사망하기 까지 8년간을 어학공부도 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며 의미 있게 말년을 보냈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는 화가로서 미국의 샤갈이라 불리는 해리 리버만(1880-1983)은 76세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81세에 본격적인 수업을 받고 101세에 22번째 전시회를 갖고 103세에 사망했다.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토요(1911-2013)는 92세 때 시를 쓰기 시작하여 99세 때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판하여 168만부가 팔렸고 100세에 두 번째 시집 ‘100세’를 출판하였으며 2013년 103세로 사망하였다.

웰다잉(Well Dying)과 관련된 유머로써 한 때 건배사 등에 많이 활용된 것이 9988234이다. 이는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아픈 후 4일 만에 죽는다.’ 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한 죽음을 맞는 일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2017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평균 남자 79.7세 여자 82.7세 인데 건강수명은 남자 64.7세, 여자 65.2세로 남자는 15년을 여자는 15.5년을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갈수록 길어진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부분의 노인들이 요양원  등에서 오랜 시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럴 경우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오히려 불행이 되는 것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닥치는 일이지만 100세 시대를 맞아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에 대한 논의가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호주의 세계적인 식물학자인 데이비드 구달 박사는 2017년 104세의 나이로 스위스에서 2만 달러(약24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안락사를 선택 하여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2019년 3월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2명도 자발적 안락사를 지원하는 국제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의 도움으로 안락사를 선택했으며 안락사를 준비 중인 한국인이 107명이나 된다고 한다.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하려면 경비가 만만치 않은데, 디그니타스 회원 가입비 및 연회비 약30만원, 치사 약 처방 비 약 317만원, 승인 후 준비 비 약317만원, 상담 비 약 105만원, 화장 비 약 210만원 그 외 항공료와 호텔비가 별도로 필요하다. 

안락사는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켜 사망에 이르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중에 존엄사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택하는 소극적 안락사를 말한다.

현재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는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미국 오리건 주 등 5개주, 캐나다 퀘백 주 등이 있는데 이 중 외국인의 안락사를 인정하는 나라는 스위스가 유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지만 존엄사는 허용된다. 2018년 2월 20여년의 논란 끝에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일명 존엄사법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이 법이 통관된 후 1년 만에 연명치료를 중단한 사람이 3만 5천명이 넘었고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이 11만 명이 넘었고 매월 6,000-7,000명이 작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 연명치료를 거부한 유명한 사례로는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90세), 아인슈타인(76세), 미국 사회학자 스콧 니어링(100세), 김수환 추기경(86세), 법정스님(77세), 신영복 교수(74세), 구본무 LG 회장(73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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