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송두범(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공주시정책자문위위원회 부위원장)

최근 공주시 원도심을 중심으로 각자의 색깔은 지닌 지역서점(동네책방, 작은서점, 마을서점 등)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서점의 발달과 대형 체인서점의 등장으로 지방의 토종서점들이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보면 의외의 현상일 수 있다.

최근에 입지한 서점들을 보면 매우 작은 서점이며, 운영자들의 책 판매방식과 구매자들의 책 구매방식이 기존의 서점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즉, 운영자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책을 팔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자기가 읽은 책 내용을 이야기하고, 좋은 책에 자신의 작품을 더해 상품화하며, 구매자들은 서점이 마련한 독서클럽에 참석하고, 시간을 가지고 골목을 천천히 여행하다 책이 마음에 들면 책을 사는 그런 방식인 것이다.

공주시도 책은 그 자체가 문화이며 서점은 우리가 지켜내야 할 문화공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2019년 11월 7일 “공주시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다.

이 조례는 공주시 소재 지역서점의 경영안정과 지역 문화공간으로서의 성장을 도모하여 균형있는 지역경제 발전 및 시민 독서문화 진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공주시장은 지역서점의 활성화 위해 경영개선지원(협업사업, 밀집지역 활성화), 마케팅지원(홍보, 디자인, 공동브랜드개발, 판매촉진), 컨설팅 지원(자금, 인력, 기술, 판로, 입지 등 개선), 그 밖에 지역서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 등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서점에서 개최하는 각종 공연, 전시, 토론회, 작가와의 만남 등 지역문화공간 활성화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충남도와 천안시, 아산시, 공주시가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운영하고 있다. 한편, 지역서점의 경영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 문화공간으로서 기능을 확대하고 독서문화 진흥에 이바지하기 위해 서울시 성북구와 안양시에서는 마을서점 인증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운영하고 있다.

이 조례에서는 마을서점의 지원(창업, 경영개선, 마케팅, 컨설팅)과 함께 일정한 인증기준을 충족하는 마을서점을 인증하여 수의계약을 체결하여 마을서점에서 도서를 구입하는 학교 및 공공기관, 도서관 등에 대해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역서점인증제는 2015년 민간단체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먼저 시작하였고, 2016년 창원시에서 도입하였으며, 2017년 경기도가 광역지자체 중 최초로 도입하였다.

그러나 공주시에서 지역서점 인증제를 도입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은 이른바 도서와 연관없는 사업자등록증상 도서나 서적업종을 추가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가 인증됨에 따라 지역서점들은 낙찰 기회를 잡기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외국에서는 동네책방이 문화를 재생산하는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는 세계에서 서점 밀집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세계최초로 도서정가제법을 제정하여 소규모 지역서점을 보호해 왔으나, 온라인 서점의 등장으로 지역서점이 어려워지자, 반 아마존법(2014년)을 제정하였다.

오프라인 서점은 정가의 5%까지 할인하여 도서를 판매할 수 있지만, 온라인 서점은 할인할 수 없고 무료배송도 할 수 없게 한 제도이다. 인터넷 서점을 규제하고 지역서점을 지원하는 강력한 법이 시행됨에 따라 프랑스의 출판 유통시장은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동네책방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도시의 사랑방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동네책방은 지역문화의 실핏줄이고 동네책방이 살아야 지역의 독서문화가 진흥되고 공동체가 활성화 될 수 있다. 동네책방이 활성화되어야 주민간 소통도 활발해지고, 낙후된 지역경제도, 쇠락한 원도심도 되살릴 수 있다.

공주시 원도심에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서점온(booktown)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작은 동네책방들이 여럿 있는 줄로 안다. 앞으로 이러한 동네책방들이 개인의 삶과 문화욕구 충족, 공주시민들을 위한 지식의 습득, 주민교류와 소통공간, 배움과 학습이 이루어지는 공간, 독서를 통한 문화공동체 형성 등의 기능을 좀 더 원활하게 수행함으로써 공주시 문화도시 형성에 기여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우선 동네책방에서는 도서와 굿즈 제품의 판매, 이벤트, 작가와의 대화, 심야책방 운영 등 다양한 운영 방식이 필요하며, 책방 간에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작은도서관과의 교류, 독후감 대회 개최, 정기적으로 플리마켓을 개최할 수도 있다.

그들은 이미 생존법을 알고 있는 듯하여 내가 하는 말은 사족이 된 듯하다. 공주시가 동네책방의 활성화를 위해 할 일은 우선 조례제정과 같은 제도보다 확신을 갖는 일일 것이다.

동네책방 한 두 개가 도시를 바꾸어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보다. 동네책방 몇 개면 쇠락한 원도심의 문화재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할 것이고. 동네책방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믿고 그들과 함께 도심의 문화적 재생을 위해 고민하는 일이 먼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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