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를 휘감아 흐르는 금강에는 고마나루 있는데 공주 사람들의 고향과도 같은 솔밭과 고마나루에는 ‘곰’과 관련한 애틋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전설은 누구나 익히 아는 바이지만 여기에 다시 한번 그 내용을 요약해 보자.  

“공주에 사는 나뭇꾼이 연미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곰(웅녀)에게 잡혀 동거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나뭇꾼이 강을 건너 달아나자 웅녀는 새끼들을 강물에 던지고 나중에 스스로 물에 빠져 죽었다.”

그런데 이 전설에는 지아비를 기다리지 못하고 자식들과 세상을 하직하는 비극적 요소가 숨어있다. 말하자면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 요소의 공주 전설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여인들은 인내심과 강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듯이 공주를 상징하는 ‘곰(웅녀)’의 전설도 한국의 여인상에 걸맞는 인내하고 지아비를 기다리는 강한 어머니의 모습이어야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곰 전설도 공주의 밝은 앞날을 상징하는 긍정적인 내용으로 바꾸면 어떨까?

“아득한 옛날 연미 산 이곳에는 착하고 부지런하며 큰 힘을 가진 웅녀 (熊女)가 살았다. 웅녀는 이곳 저곳 흩어져있던 큰 돌들을 모아다 집을 만들고 시집 갈 준비를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잘 생긴 나무꾼 사내를 만나게 되었다. 웅녀는 그 나무꾼을 천생배필로 생각하고 온갖 정성을 다해 섬기며 사랑을 나누었다. 그러나 나무꾼은 웅녀와 살고 있는 것에 실증을 느꼈고 이를 알아차린 웅녀는 바위로 문을 굳게 닫고 일터로 나가곤 했다.

세월이 지나자 웅녀와 나무꾼 사이에는 엄마를 닮은 아기가 태어났다. 나무꾼도 아기를 무척 사랑하였고 이를 바라보는 웅녀의 마음도 편안해져 갔다.

어느 날 바위 문이 열려있자 나무꾼은 강가로 달려가 쪽배를 타고는 강을 건너 남쪽으로 떠나 버렸다. 웅녀와 아기는 날마다 강 건너 남쪽을 바라다보며 나무꾼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꽃피는 봄과 무더운 여름, 낙엽 지는 가을과 흰 눈이 쌓이는 겨울이 몇 번씩 바뀌어도 나무꾼의 소식은 없었다. 그래도 웅녀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무꾼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어느 여름 천둥과 번개가 치고 소낙비와 태풍이 휘몰아치던 밤이 지나자 금강에는 큰 홍수가 났다. 그런데도 웅녀는 언제나 그 모습으로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었다. 이를 딱하게 여긴 사람들이 찾아가보니 웅녀는 이미 돌이 되어 버렸다. 그때부터 웅녀(熊女)가 나무꾼을 기다리고 있는 나루(津)라 하여 곰나루(熊津)라 불러져 오고 있으며 오늘도 웅녀(熊女)는 망부(望夫)의 한(恨)을 품은 채 긴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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