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학원에 나오는 몇몇 꼬마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휴가는 어디를 다녀왔냐고? 거의 다 막연하게 산이나 바다를 갔다 왔노라고 말했다.

재차 어디로 갔었냐고 (가령 동해안 쪽 강릉이라던가, 포항이라던가) 되풀이하여 물어 보아도, 어다 인지 잘 모른다는 대답을 듣기 일쑤였다.

항상 부모님을 위시한 어른들의 수준으로 맞춰지는 휴가이다 보니 아이들이 잘 모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자녀들의 입장을 고려해 주는 것이 가정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얼마 전 문화재 관련 강의를 받던 중 ,박물관 관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학교소풍 혹은 수학여행단이 오면  줄을 지어 한 바퀴 돌고나면 그만인데... 관람시간이 채 20분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인솔교사가 “20분후에 출발!”하면 그 전에 이미 돌아와서 갈 준비를 하거나 군것질을 하는 것이 태반이라 한다. 실로 어렵게 찾아온 공주의 여러 전시관, 박물관인데... 이렇게 다녀간다면 차후에 또 다시 공주를 찾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적어도 자세한 설명이나 흥미로운 경험을 통하여 마음에 오래 담아둘 수 있는 추억이나 기억을 갖도록 해야만 다음에도 다시 공주를 찾아오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

관람 전에 사전교육을 통하여 예비지식을 갖게 해준다든지, 한번 가 본 경험이 있는 친구들의 발표나 추억담을 듣는다든지, 미리 관심과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음악회나 연극공연도 그렇다. 어쩌다 학생들이 많이 오면 시끄러워서 듣기 어렵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분들을 보았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택하여 그들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야단을 쳐서라도 잘못된 것을 가르쳐서 알게 해주는 것이 장래 청소년들을 위해서 어른들이 해야 할일이 아닐까?

기본적인 예절은 가정을 통해서 우선 되어야하며, 학교나 사회에서도 성적을 올리는데 급급하는 학과공부 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이나 예절교육을 더욱 강화하여, 더불어 사는 것,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관람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하여 어른들이 솔선수범하고, 배려해야 함도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 공주를 역사, 문화의 도시라고 한다. 그렇게 불려지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수준을 한층 높혀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관람 문화의 내실화와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멋진 추억을 싸안고 돌아가서, 언제라도 다시 찾고 싶은 공주를 만드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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