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9일은 제18대 국회의원선거가 있는 날이다.

문을 나란히 한 이웃집 사람조차도 잘 모르고 사는 현대사람들에게는 그 지역에 어떤 유능한 인재가 있고 어떤 인격을 지닌 사람이 있는지 파악도 제대로 안된다.

그런 중에서 누군가를 뽑아 지역 일을 의논하고 결정할 역할을 위임해야 한다는 것이 막연하고 모호하다.

그런 줄을 알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은 더욱 치열하고 열띨 것이다. 부정을 무릅쓰고 온갖 방법을 동원할 가능성도 많고 유권자는 거기에 휘말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된다. 지나간 세월은 어찌 되었든 이제부터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우리 손으로 우리 대표를 뽑는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

능력이 있고 생각이 올바르고, 정의롭고 정서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고, 실천가능하고 바람직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제대로 된 대표라야 우리 대신, 우리를 대표할 수 있다. 적어도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내세우는 부정한 사람은 곤란하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싫든 좋든 우리대표를 내손으로 뽑아 일을 맡겨야 하고, 잘못 뽑은 대표 때문에 보는 손실에 대해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모든 선거가 타락된 방법으로 치러져 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 겪어왔다. 그 오래된 타성 때문에 많은 후보자들은 구시대식의 선거운동을 펼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하찮은 미끼에 걸려서 우리의 보다 크고 장래가 걸린 중요한 권리와 이익을 던져주고 말게 되어서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온다. 그런 것에 넘어가지 않아야 나와 나의 가족의 미래를 인질 잡히지 않게 된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 이상이나 이하도 아니라고 한다. 국민들의 수준이 높아야 정치수준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선거로 뽑힌다는 그런 뜻에서 우리 정치수준 역시 전체국민수준의 반영일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국회의원선거는 우리 국민의 자치역량과 정치수준을 시험하는 또 하나의 시금석이 된다. 민주시민으로서 유권자의 책임과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그런 점에 있다

이번 선거에 여·야정당들이 선거를 당리당략에 이용하여 치열한 정치공방을 벌이는 등 선거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있는 상황에 우리는 선거 때마다 후보와 정당들의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경쟁을 촉구해왔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정당과 후보자의 공명선거와 정책선거 지향을 위하여 우리 모두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여야 하며, 또한, 민주주의 사회의 주인으로서 눈을 부릅뜨고 선거부정의 감시역할을 하고 엄정한 심판자가 된다면 결국은 공명선거 풍토의 조성과 정책선거의 실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 무서운 힘을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다고 모두가 어깨띠를 두르고 거리에 나서라는 게 아니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선거과정에 참여하는 국민의 참여의식이야 말로 민주선거와 정치발전의 첫걸음이며. 무관심은 금물이란 얘기다.

파벌주의나 연고주의에 근거한 선택이 결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없다. 그보다는 양심적이고 능력있는 인물을 찾아내야 한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거리유세장에 나가 연설을 듣기도 하고 선거공보나 선전벽보 유인물 등을 세밀히 검토해 보며,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후보자들의 정책비교를 해 보며, 또한 TV 대담·토론회나 TV 방송연설 등을 살펴보는 등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후보자들을 선택하는 기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많으리라 본다.

공직선거법도 있고 그를 감시하는 행정기구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다 묶어도 유권자의 진정한 힘에는 못미친다. 이번에 그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선거를 정치인의 당리당략에 맡겨 두거나, 이용 당하면 안되겠다. 자유민주사회의 시민답게 생각하고, 소중한 선거권을 포기하거나, 얄팍한 속임수에 눈이 멀어 함부로 선거권을 행사해서도 더욱 안되겠다.
4월 9일 유권자가 얼마나 냉정하고 엄격한지 정치인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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