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을 보아도 봄꽃으로 눈이 부시다. 풀꽃은 풀꽃대로 사랑스럽고 군락으로 핀 연산홍이며, 복숭아 살구꽃도 한몫 거들어 올망졸망 핀 야생화들은 앙증스럽다.

분명 봄은 봄인데 날씨는 여름인 듯 건조하고 기온이 꽤나 높아 덥기까지 하다.

비라도 내려 주기를 기다렸다는데 반가운 단비가 내려 목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었다.

나뭇가지 연초록 새순이 한결 생기 있어 보이고 꽃들은 더 선명한 고운 빛을 뽐내고 있는듯 싶다.

이렇듯 좋은 봄날 맘 놓고 봄나들이 한번 가지 못함이 아쉽다.

이곳 새 산에 집을 지어 가든을 시작한지 올해로 4년째, 처음 해보는 사업이라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시간은 정신없이 빨리 가버렸다.

좋은 먹거리를 위해 배추 무우 등 각종 채소들을 EM을 주어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어가며 하는 일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를 심어서 자라는 걸 보는 일은 행복한 일 이었다. 언제나 풀과의 전쟁이지만....

이렇듯 언제나 바쁘다보니 내시간이 너무 없어 매달 활동하고 있는 모임들은 서너 달에 한번정도 밖에 참석할 수 없음이 우울하고 마음 무거울 때가 많다.

그래도 집에 내려가지 않고 이곳 산집에서 잘 때 새벽을 가르는 새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 안개 머금은 산의 실루엣과 어슴푸레 내려다뵈는 마을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온함을 찾곤 한다.

아직은 쉽게 외출도 여행도 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내게는 다시올수 없는 2009년의 이 화사한 봄날 한껏 기지개켜고 행복하고 고향을 느끼게 할 맛깔스런 상차림을 위해 취나물도 뜯고 쑥도 뜯고 두릅 따러 밭으로 봄나들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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