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에서 20여 년간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강병철(53)씨가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 산문집을 발간했다.

이 책을 통해 강병철은 ‘민중교육’지 사건(1985)으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해직교사, 오랫동안 전교조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참교육을 꿈꾸었던 현장교사, 문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문학청년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강병철은 실패담을 통해 삶의 진솔함을 보여주고 있다. 교사로서의 외형적 성공이란 진정한 교사로서의 실패이며, 따라서 실패와 성공의 의미를 새롭게 쓰고 있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 성공의 언어인 ‘출세했다’는 말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요, ‘정직하게 살았다’는 얘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미와 맥이 통합니다.「거품을 모아 꿈을 만들며」 그래서 그의 교사로서의 실패담은 교사의 권위적이고 계몽주의적인 태도를 벗어버리는 일이며, 성공이라는 허울에 들린 인간들을 향해 자신의 아름답고 쓸쓸한 실패를 고백하는 일이다.

강병철씨는 ‘삶의 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며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해직당한 바 있으며, 쌘뽈여고를 거쳐 학원과 신문사, 출판사 비정규직을 나뭇잎처럼 떠돌다가 복직한 후 충남 탄천중, 공주여중, 공주중, 고북중, 서산여중에서 근무했으며 지금은 유구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시집 ‘유년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소설집 ‘비늘눈’, ‘엄마의 장’, 성장소설 ‘닭니’, ‘꽃 피는 부지깽이’, 산문집 ‘선생님 울지 마세’를 발간했다.

‘쓰뭉 선생의 좌충우돌기’가 여덟 번째 출간인데도 여전히 출산의 설렘에 시달린다는 강병철씨는 “어깨가 아파 게시판 못질도 망설이면서 마음만은 팔팔 올림픽 시절 막바지 젊음처럼 팔팔한 줄 알고 있다. 어쩔 수없이 더 뜨거워야 한다. 서리 내린 머리칼과 굽은 등의 새로움을 첫 사랑 설렘으로 맞이해야 한다. 그게 인생인 줄 알면서도 무시로 가슴이 서늘하다. 배추 뿌리 뽑혀진 자리 너머 넘실거리는 억새풀 탓이다”며 책을 펴내는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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