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막걸리에 청춘을 올인한 사곡양조장 임헌창 대표

 밤꽃향기 가득하던 여름날을 지나 공주시 곳곳에서 수확되는 알밤들을 보면서 다가선 가을이 낯설면서도 반갑기만 하다. 공주는 ‘밤’의 고장이다.

‘밤’은 탄수화물, 단백질, 기타지방, 칼슘, 비타민(A·B·C) 등이 풍부하여 발육과 성장에 좋다. 특히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감기예방 등에 효능이 있으며 생밤은 비타민 C 성분이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어 술안주로 좋다.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으며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있다. 이렇듯 몸에 좋은 ‘밤’은 공주의 특산물로 전국 곳곳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공주의 대표적 ‘밤’산지는 정안과 의당, 그리고 사곡이다. 이3곳의 ‘밤’산지 중 사곡은 또 다른 공주의 대표적 특산물로 유명세를 지속하고 있다. 바로 사곡양조원에서 생산하는 알밤막걸리가 그 주역이다.

사곡양조원 임헌창 대표는 충남 연기군에서 칠형제 중 여섯째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술 도매업을 하던 중 당시 납품해주던 양조장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안타까운 마음에 양조장을 인수한 것이 제2의 고향인 사곡면과의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임헌창 대표가 1997년 27살, 꽃다운 나이에 인수한 양조장은 사양길에 들어서 있어 어려움과 고난의 길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농촌의 모내기철에도 가을걷이인 추수(秋收)에도 한국의 탁주인 막걸리는 외면당하고 그 자리에 맥주가 들어서며 전국의 양조장마저 줄줄이 문닫아갔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하였던가! 청출어람(靑出於藍)이 말은 전국 시대의 유학자(儒學者)로서 성악설(性惡說)을 창시한 순자(荀子)의 글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즉, 학문이란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이므로 중지해서는 안 되며 청색이 쪽빛보다 푸르듯이, 얼음이 물보다 차듯이 스승을 능가하는 학문의 깊이를 가진 제자도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

잘나가던 양조장들이 도산되어가던 시기에 임헌창 대표는 탁주제조의 비법을 배우기 위해 전국의 양조장을 돌며 전전긍긍하며 애를 썼다.

인심이 야박하고 누구하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지 않던 그 나날들은 용광로처럼 뜨거운 가슴을 가진 젊은 청년 임헌창 대표를 상실과 좌절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임헌창 대표는 집념과 열정으로 부활을 꿈꿨다.

더 이상 탁주제조 비법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노-하우(know-how)를 위해 매진했다. 개발의 고충은 혹독했다. 거듭되는 실패로 10,000톤이 넘는 술을 폐기하면서 더 많은 울음을 감내해야했다. 그리고는 8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일어섰다. ‘청출어람(靑出於藍)’, 그에게 비법을 배우고자 전국의 탁주제조업자들이 줄을 선다.

사곡은 그에게 어려움을 주었지만 이제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 고향이다. 양조장을 인수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시기에도 돌아가신 아버님이 전해준 따스한 눈빛이 남아있는 곳이다.

‘막걸리 총각’, 이제 임헌창 대표를 아끼는 사람들이 붙인 애칭도 올해로 끝이다. 올겨울 12월에 평생의 반려자와 화촉을 올리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나가 노인들만의 터전이 되어버린 시골에 들어와 동네의 어르신들에게 여름날 논둑길에서 갈증을 해갈하는 막걸리와 같았던 임헌창 대표가 이제는 결혼과 더불어 사곡의 발전은 물론 지속적으로 공주가 자랑하는 술도가의 주자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전화 841-3541, 011-425-2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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