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야, 나 감나무에 미쳤나봐!"

1,600주 감나무 벗과 한평생, 오운석.오성규부자

 

예전 농가에서는 울 안에 감나무 한 두 그루씩은 길렀다. 감은 고향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과일이다.

60 여 년간 감나무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오윤석(81세)씨와 부친의 감나무 사랑을 지켜보며 함께 한 오윤석씨의 4남2녀 중 막내인 오성규(45세)씨를 만났다.

△아버님! 산 전체가 감나무로 덮여 있는 것 같은데 몇 주나 되는지요?
-약 1600여주 되나봐. 그 중 대봉이 1500여주되고 나머지 100여주는 대핵무라는 종으로 씨가 없는 감이여.

△이렇게 많은 감나무를 심게 된 동기는요?
-처음에는 자동차 운수업을 했는데 여기저기 물건을 실러 다니다 보니 감이 눈에 띄어 19살 때부터 감나무 200여주를 처음 집 근처에 심기 시작했지.
처음 ‘둥주리’라는 감을 심었는데 상품가치가 없어 베어내고 또 단감도 심었다가 베어내고 또 심고 베어내고를 대여섯번 한 결과 대봉이 그나마 상품가치가 있어 대봉으로 품종을 바꿨어.

△감나무를 베고 나서 열매를 맺을 때까지는 얼마나 걸리나요?
-심고 나서 4~5년은 지나야 감이 열리지. 아마 수입원이 된 것이 불과 몇 년되지 않을 걸. 거기다 감나무는 물빠짐이 좋아야 하거든. 그래서 계단식으로 한 칸 건너마다 감나무를 심고 빈 칸은 자갈과 큰 PVC를 묻어 물이 잘 빠져나게게 했어. 물이 고이면 감나무 죽어. 평생 투자만 한거지.

△성공하기까지 어려운 일이 많으셨을텐데...
- 감이 주로 남부지방에 많이 나지. 아마 충남에서는 내가 제일 먼저 감 농장을 시작했을 거야. 규모도 현재 제일 클테고.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는 남부지방에 있는 청도, 상주, 나주 원예시험장이나 감 시험장을 쫓아다니며 배웠어. 지금도 상주원예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어 감 재배자 교육을 받고 있지. 요즘은 아들이 가지만.

△아들인 성규씨는 언제부터 감 재배를 시작했나요?
-어려서부터 내가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며 작은 일손을 돕다가 고등학교를 원예과를 나와 군대 제대 후 본격적으로 감 재배를 시작했지. 감재배자 교육을 통해 정보도 교환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기도 해. 그러나 아직도 배워야할 게 많아 아직도 멀었지.

1년 내내 눈이나 비가 올 때만 빼고 거의 감나무와 함께하신다.
이제 감농사에 이력이 붙은 아들 오성규씨와 대담.

▷ 오성규, 이영희 부부

△남부지방보다 공주 감이 갖고 있는 장·단점은?
-공주감은 온도차가 심해 단맛이 남부지방보다 강하다. 그러나 감이 다 성장하기도 전에 서리가 와 크기가 남부지방보다 작아 일단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감을 따고 나면 겨울에는 한가한가?
-아니다. 병해충 방지 차 나무 껍질도 벗기고, 싹나오기 전 3월 쯤 가지나 조피에 월동하는 월동해충을 줄이기 위해 기계유제를 살포한다. 또 새싹이 나면 가지치기를 시작으로 가지치기를 계속 해줘야하기 때문에 1년 내내 손을 봐야한다.

△어려운 점은?
-감이 얼기 전에 따야하는데 수확기에 인부 구하기가 어렵다. 또, 농약주는 기계, 퇴비 주는 기계, 풀 깎는 기계, 가지 파쇄기 등 농기계 값이 너무 비싸다. 저온 창고 짓는데도 1억원 이상이 들었다. 개인이라 보조금을 받을 수도 없다.

▷ 계룡면 기산리 산 전체가 대봉감나무 숲으로 뒤덮여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대핵무는 당도가 높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상품가치가 없다. 그러나 씨가 없고 물이 많아 쥬스용으로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앞으로 추진해 볼 생각이다.

또, 인터넷 판매를 할 생각이다. 감 뿐만이 아니라 사슴(엘크) 20여마리를 기르고 있다. 감나무 계단에 난 풀을 베어 먹이로 주고 있고 요즘은 건초와 밤을 영양식으로 주고 있어 뿔만 20kg이 넘는다.

일반 농가에서 뿔 자체가 20kg넘는 사슴은 별로 없다. 전국 우수사슴 품평회에도 여러차례 나가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밤 생산도 계획하고 있는 오성규씨는 “매일 감 하나만 먹으면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비타민 A와 C를 모두 섭취할 수 있어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떫은 맛 ‘타닌’ 성분 혈관 건강에 효과가 있고 말려먹고, 얼려먹고 일년 내내 달콤함을 만끽할 수 있어 어린 감잎이나 감꼭지 등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감 효능에 대해 줄줄히 설명한다.

며느리인 000씨는 “어느날 아버님이 ‘에미야! 나 감나무에 미쳤나봐, 감나무가 너무 예뻐보인다’고 하실 정도로 우리 아버님은 ‘감박사’시죠”라고 시아버님 자랑이 대봉감처럼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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