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必無爲而用天下                   無爲로서 천하(天下)를 經營하고
下必有爲爲天下用                   有爲로서 세상에 부림을 당한다.
此不易之道也                        이것은 거역(拒逆)할 수 없는 理致다.

                                                   - 莊子 外篇 天道 篇 중에서 -

 

이철진

莊周는 말한다.
신발이 맞으면 발을 잊고 옷이 맞으면 몸을 잊는다. 이것이 無爲이다.

세상과 나의 마음이 맞으면 온갖 스트레스와 정신적 질병이 없지만 알 수 없는 수많은 정신적 질병에 시달리는 이유는 마음이 세상과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인류가 갖는 수많은 종교의 갈등, 이것은 神과의 갈등이요, 이것이 有爲의 宗敎가 되고 神에 의해 사람이 操從되어지는 것이다.

神이 신발(草鞋)이라면 발에 꽉 끼는 신발이 되어 발을 부자유하게 하는 形局이다.

이를테면 안 신은 것만 못한 신발이 되는 것이다. 有爲의 세계는 이런 것이다.

보통 소의 분만처치할 때 난산(難産)이 되는 이유는 줄啄同機(줄탁동기), 이를테면 송아지가 나오려는 시간과 어미소가 힘을 주는 시기가 맞지 않을 때 난산이 된다.

보통 제1파수와 제2파수가 있는데 산도가 좁은 경우에는 제 1, 2파수가 한꺼번에 産道內에서 일어나는 수가 있어 이것을 소 주인이 알아내지 못할 때 난산이 된다. 어떻게 보면 無爲의 송아지와 有爲의 어미소가 되면 송아지가 죽고 無爲의 송아지와 無爲의 助産者가 되면 송아지가 살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의 탄생이 세상과의 合一이라면 탄생자체가 물 흐르듯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난산의 또 하나의 원인은 澤雉十步의 面도 있다.

열걸음을 걸어 물 한모금을 먹고 이십걸음을 걸어 먹이 하나를 먹는 꿩 한 마리가 이것이 힘들다 하여 새장 속에 갇혀 사람이 주는 사료를 먹으면서 편하게 살려고 하는 꿩은 없을 것이라는 故事다.

소의 운명도 사람에 의해 길들여져서 사람이 주는 먹이를 편히 먹다보니까 생명의 탄생인 분만과정을 소 스스로 堪當하지 못하는 悲劇的 狀況이 된 것이다.
이것도 어쩌면 소에 있어서는 벗어날 수 없는 桎梏의 有爲인 셈이다.

흔히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마음을 비웠다”고 하는 말을 하는데
虛空에다가 “나는 마음을 비웠소”라고 말을 하면 虛空이 웃는다.
虛空은 말을 하지 않아도 비어있고 或如 스스로 “나는 비워 있소”라고 한다면
허공은 스스로 “나는 비워있지 않다”고 하는 말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無爲는 허공과 같고 有爲는 허공에다 말을 하는 사람과 같은 것이다.

-----------------------------------------


이철진 약력

# 충남대 축산학과 졸업

# 공주대 대학원 국문학과 입학

# 우성(宇星)가축인공수정소장

# 현 공주시 계룡면 거주

 

저작권자 © 금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