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진
桓公讀書於堂上 輪扁 輪於堂下
古人之糟魄已夫 得之於手 而應於心 口不能言
夫形色名聲  果不足以得彼之情 則知者不言 言者不知

齊나라 桓公이 堂上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輪扁이 堂下에서 수레바퀴를 만들고 있었다.
輪扁은 말한다. 당신이 읽고 있는 책은 옛 사람의 찌꺼기입니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수레바퀴를 만들 때 나무바퀴를 너무 깍으면 바퀴가 헐겁고 나무를 덜 깍으면 바퀴가 꽉끼어 굴러가지 않습니다. 이러한 비결을 말이나 언어로서 제 자식에게 깨우쳐 줄 수 없어 나이 70이 다 되어도 이 일을 하는 것입니다.

武陵桃源(무릉도원)이라는 고대중국의 전설적 이상향(理想鄕)은 秦나라의 포악한 정치를 피해 산속으로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秦의 暴政에 대한 생명과 생존의 위협을 느껴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만들어낸 국가권력이 미치지 않는 자율적 세계로서 만들어낸 세상이다.

그만큼 국민을 옥죄는 자질구레한 법조항이나 무리한 조세정책과 세금은 국민을 힘들게 한다. 요즈음 감시 카메라의 남발(濫發), 교통법규 안전띠 미착용의 벌과금 이와같이 법을 빌려 국민에게 부과하는 자질구레한 세금은 국민의 기본적 생리적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輪扁의 수레바퀴 만드는 비결(秘意)조차 국가법령화 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행위이다.

지금 한국의 치안(治安)은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고 잘되어있다. 그러나 국민기초질서 법규 등 자질구레한 법조항은 자칫 국민의 심성을 자질구레하게 만든다. “배꼽밑에 법이 없다” 라는 말은 인간의 생리적, 본능적인 것은 법으로 통제하기 보다 자율적 통제가 우선(于先)되어야 하는 이치이다.

송아지 설사의 주원인은 장내세균총(腸內細菌叢)의 유해균과 유익균의 불균형으로 오는 것인데 인위적인 항생제 투여, 민간요법인 人蔘을 다려 즙(汁)을 내어 먹인다든지 하는 것은 오히려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유해균을 늘려 장내세균총의 균형(balance)을 깨어 결국 송아지 폐사를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만큼 본질적이고 자율적인 균형이라고 하는 세상의 이치는 거역할 수 없는 진리이다. 따라서 세상을 살아가는 비결이나 秘意(비의)는 말로서 전해질수 없으며 내밀(內謐)하고 알수없는 깊이와 체험에서만 표현되어지고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학문을 한다고 하는 학자,이론가는 어쩌면 輪扁만도 못한 기술이나 지식을 목숨보다 중요시 하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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