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진

將貸子三百金 可乎  車轍中有 鮒 魚焉          
장대자삼백금 가호 거철중유부어언
吾失我常與  我无所處  吾得斗升之水然活耳   
오실아상여 아무소처 오득두승지수연활이

 

莊周는 집이 가난하여 監河侯(감하후)에게 곡식을 빌리러 갔다 감하후가 말했다.

나는 머지않아 백성들에게 세금을 거둬들일텐데 그러면 당신께 삼천만원을 빌려드리겠습니다.  莊周는 말한다.

여기 수레바퀴 자국에 붕어 한 마리가 있습니다.

나는 붕어에게 ‘저 동해(東海)의 바닷물을 끌어올테니 기다리시오’ 라고 말했더니 붕어가 말하기를 나는 늘 나와 함께 있던 물을 지금 잃었기 때문에 이렇게 곤경(困境)에 처한 것이요, 나는 지금 한 되의 물만 얻으면 살아날 수 있소.  당신이 그렇게 말하다니 차라리 건어물전(乾魚物廛)에나 가서 나를 찾는게 나을거요 라고 말하더군요.

직업상 소를 다루다 보면 소에게 다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소의 생체 리듬(bio rhythm)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먹고 싶을 때 먹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는 것, 이것이 생명을 갖고 있는 생명체의 고유의 자기 자신만의 생체 리듬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생체 리듬을 건드리거나 제약하면 전체적인 생체컨디션 조절이 혼란을 가져온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비단(非但) 육체적인 제약이나 구속보다도 정신적인 데미지(damage), 스트레스, 다른 사람과의 갈등(葛藤) 等 미묘한 정신적 억압(抑壓)이 정신세계의 원활한 생체리듬의 혼란을 가져와 일종의 우울증, 자폐증, 정신의 공동화(空洞化), 정체화(停滯化)-생각하는 작용이 한곳에 고정되어 思惟세계가 멈추는 것을 정신의 정체화라고 한다- 마치 음식을 먹고 체(滯)하여  소화불량 상태인 상황을 정신의 정체화라고 하며 한곳에 멈추어 고정되어 있는 물이 썪어 가듯이 정신의 固體化(고체화)를  정신이 병들었다고 하는 것이다.

서양심리학에서는 思惟작용, 즉 생각의 흐름을 意識의 흐름 (consciousness of flow)이라고 말한다.  禪家에서는 急水上 打毬子(급수상 타구자, 급히 흘러가는 시냇물 위에 탁구공을 던진다는 말로 비유하는데 쉼없이 흘러가는 생각의 흐름 속에 탁구공이 덩달아 따라 흐르면서 춤추듯이 생각의 흐름이 무섭게 흘러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意識의 흐름(consciousness  of flow)이 고정되어 한 곳에 멈추어 있다는 것은 곧 바로 정신과 사유세계가 썩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옛 말에 마음은 새털처럼 가볍게 봄처녀의 설레임 마냥 갖되 몸은 珍重(진중)하고 무게있게 가지라는 격언(格言)이 있는 것이다.(心若鴻翹 身若巖形)
수레바퀴자국 위에서의 붕어가 원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생명과 생체리듬을 온전(穩全)하게 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금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