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진

東郭子問於莊子曰 所謂道惡乎在 无所不在    
동곽자문어장자왈 소위도오호재 무소부재

在螻蟻 在瓦甓 何其愈甚邪 在屎溺 夫子之問也 
재루의재와벽 하기유심야 재시뇨 부자지문야

固不及質 正獲之問於監市履豨 也 每下愈況     
고불급질 정획지문어감시리희야 매하유황

동곽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道는 어디에 있습니까? 없는 곳이 없소.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땅강아지나 개미에게 있소. 어째서 그렇게 낮은 곳에 있습니까?

기와나 벽돌에도 있소. 어째서 그렇게 차츰 더 심하게 내려갑니까? 똥이나 오줌에도 있소.

당신의 질문은 애당초 본질에 미치지를 못했소. 소를 사는 소장사가 소머리만 보고 소를 흥정하지 않소. 소는 다리와 엉덩이를 보아야 소의 전체를 잘 알 수 있는 것이요.

禪家에서 神은 마른 똥 막대기(乾屎?)라고 한다. 이것이 엉뚱한 대답인 것 같지만 深奧한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종교에서 말하는 神과 절대자의 개념을 고귀하고 非常한 존재로 알고 있는데 일찍이 어는 철학자는 들판에 핀 풀 한포기의 진실을 알면 세상의 神과 절대자의 존재를 알 수 있다라고 하였는데 神은 醜하다거나 가난하다거나 못생겼다고 하는 의미를 제외하고 외로이 따로 孤高하고 偉大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釋迦의 天上天下唯我獨尊(이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서 神과 다름이 아니다)을 사람들은 건방진 발언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신의 존재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諫逐客書 에서 李斯는 泰山不讓土壤  河海不擇細流 (태산이나 바다는 흙덩어리와  물방울을 거부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하는데 이러한 鄙陋하고 粗雜한 물건을 버리고 泰山이나 바다를 이룰 수 없듯이 들판의 풀 한포기는 宇宙를 책임지는 한 부분으로써 절대적인 존재인 것이다.

나는 늦게 딸을 얻고서 자녀교육을 神의 교육처럼 하려고 하는 바 저 드넓은 하늘을 날아가는 大鵬을 새장(鳥籠)속에 가두어 키우는 제한되고 닫혀진 교육을 거부하고 천생(天生) 본래의 大鵬(神)으로서 자라기를 바란다.

이것은 하나의 생명으로서  우주의 미물(털없는 벌레)로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우주를 책임지는 한 부분으로서 절대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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