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진

古之人 其知有所至矣 有以爲未始有物者
고지인 기지유소지의 유이위미시유물자

其次以爲有物矣 而未始有封也
기차이위유물의 이미시유봉야

其次以爲有封焉 而未始有是非也
기차이위유봉언 이미시유시비야

是非愛憎之彰也 道之所以虧也
시비애증지창야 도지소이휴야

옛 사람의 叡智에는 애초에 사물이 없다는 無의 境地가 있고, 사물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差別이 없는 境地가 있으며, 差別이 있다고 생각 하지만 是非가 없는 境地가 있다. 따라서 道는 是非와 愛憎을 넘어선다.

儒家에서 말하는 理氣, 性情, 體用, 陰陽, 天道와 佛家에서 말하는 理事, 色空, 能所, 無心, 自性의 논리가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지만 이 근원인 마음이라는 하나를 理氣, 性情, 色空, 理事로 나누어 吹毛覓疵, 剜肉作瘡 (털을 불어 허물을 찾는 것)한 것에 불과하다.

마음을 論하면서 有心도 그릇되고 無心도 그릇되었다(有心則錯 無心亦錯 ) 라고 하는데 허공을 허공이라고 하는 것도 허망한 것이요, 허공을 허공이라고 하지 않는 것도 허망한 것이다 그러나 허망하다고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허망을 뛰어 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眞空妙有도 눈앞에 펼쳐진 靑山이 곧 내 마음이니 곤륜산이 제 아무리 높아도 소나무 아래에 있고, 황하가 아무리 깊어도 모래 위를 흐를 뿐이다.(心外無法 滿目靑山, 崑崙山高松下在 黃河深水沙上流)와 같이 眞空 가운데 妙有가 貫通한다.

釋迦는 入滅時에 八萬四千법문의 가르침이 다만 헛소리일 뿐이니 그대들은 속지 말라 라고 하였는데 진리는 하나에서 출발한다.

法眼文益 은 말한다.
이 세상의 밝은 경계에는 실오라기 하나 없다. 만일 실오라기 하나라도 있다면 실오라기이다. (上堂盡十方世界皎皎地 無一絲頭 若有一絲頭 卽是一絲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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