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제26대 무령왕이 태어난 곳으로 알려진 일본 사가현 가라츠(唐津)시 소재 가카라시마(加唐島)에 무령왕 기념비가 건립된다.한국의 ‘무령왕 국제네트워크협의회’와 일본의 ‘무령왕 교류 가라츠(唐津)시 실행위원회’의 두 민간단체가 주축이 돼 공동 추진하는 기념비는 오는 6월 25일(음력 6월 1일) 일본 사가현 가라츠시 가카라시마에서 거행되는 무령왕 탄생제에서 선보인다.금강뉴스는 정영일·윤여현 무령왕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비롯해 윤용혁(공주대 교수) 집행위원장, 김정헌 공주대 교수, 이태묵 공주시청문화관광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마련했다.

본사 신용희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한·일 양국의 두 민간단체에 의해 추진된 기념비 건립이 민간 교류를 활성화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 편집자 주

▲사회= 오는 6월 25일 무령왕 기념비 제막식에 앞서 기념비의 제작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정영일 회장님께서 소감을 말씀해 주시지요.
▲정영일(무령왕국제네트워크협의회 회장)= 기념비 건립이야 말로 역사적 사건입니다. 한·일 양국이 독도문제 등으로 불협화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며 이번 행사가 한·일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사회=집행위원장이신 윤용혁 교수께서 그동안 추진 경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윤용혁(집행위원장)= 가카라시마 주민들은 1999년부터 무령왕실행위원회를 조직하고 무령왕이 태어난 음력 6월 1일 매년 무령왕 축제를 지내왔습니다. 지난 2001년은 무령왕 즉위 1500주년이자 무령왕릉 발굴 30주년 되는 해였습니다. 지금은 공주대 총장이신 당시 최석원 교수를 중심으로 논의 한 결과 무령왕탄생지에 기념비를 세우기로 협의했습니다. 그 후 2004년 6월 26일 무령왕축제에 오영희 공주시장을 비롯한 시민들이 참가, 기념비의 공동 건립 문제가 무령왕실행위원회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논의됐고 그 해 8월에 무령왕기념비 건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무령왕국제네트워크협의회를 창립, 모금을 통해 기금을 마련 기념비 제작 완공의 결실을 본 것입니다.

▲사회= 윤여헌 회장님께서 무령왕 건립의 의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윤여헌(무령왕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 회장)= 기념비 건립으로 민간교류가 활성화돼 양국의 우호증진에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한·일 민간단체가 주축이 돼 모금활동을 벌여 세우는 기념비는 양국협력을 제시해줬으며 양국이 공동으로 기념비를 건립하는 것은 이번 행사가 최초입니다. 이에 따라 백제사에 대한 양국민의 관심을 유발시켰다고 봐야죠. 

▲사회=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한·일 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인 것 같습니다. 김정헌 교수께서 기념비 제작을 담당하시게 된 연유를 말씀해 주세요.
▲김정헌(공주대 교수)= 민간단체들이 공동으로 모금을 통해 기념비 세우는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개인적으로는 20년간 공주에서 근무하는 동안 공주에 빚을 졌다고 생각했는데 기념비 건립으로 그 빚을 갚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념비는 윤여관씨와 같이 스케치하고 아이디어를 논의해서 작품이 탄생한 것입니다.

▲사회=시에서도 기념비 건립과 관련해서 양국의 교류발전 등 기대감이 클텐데요. 이태묵  과장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는지요?.
▲이태묵(공주시청 문화관광 과장)= 백제를 일본에 다시 심는 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국제적으로 백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부족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官 주도가 아닌 민간인들이 협력해서 기념비를 세우는 것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번 행사가  學, 官, 民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구심점이 되었으며 무령왕기념비 건립은 백제 역사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사회= 기념비 건립에 대해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어떻습니까?
▲오명인(관광안내소 중국어통역)= 아시다시피 공주는 64년간 백제의 도읍지였습니다. 일본의 작은 섬 가당도에 무령왕 탄생지임을 알리는 기념비를 세우게 된다니 공주 시민으로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가당도를 TV를 통해 처음 보았을 때, 그곳에는 무령왕탄생지임을 알리는 초라하게 서 있는 나무표지판 뿐이어서 아쉬웠었습니다.

▲사회= 그동안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과 보완할 점, 그리고 교류의 발전을 위한 제안은 어떤 점이 있을까요?.
▲윤용혁= 성금 부족 등으로 기념비 제작이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지연됐으나 시민을 비롯해 문화관광부, 공주시, 충남역사문화원, 충청문화재연구소 등 기관 단체 등에서 유익한 사업으로 보고 지원해줘서 기념비 제작이 완성됐습니다.
▲윤여헌= 관광교류차원에서 주민들의 소득증대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예를 들면 홈스테이도 확대시켜야 합니다. ‘무령왕’만으로는 그들을 공주에 초대하기 어렵습니다. 

▲사회= 작가로서 작업의 의미를 말씀하신다면?
▲김정헌= 기념비의 중심 개념을 무령왕릉의 아치와 전벽의 디자인을 취함으로써 무령왕의 기념비임을 표현했습니다. 중앙에 왕릉의 등감을 배치해 생명 탄생과 빛의 근원을 상징했구요, 본체는 두 개의 돌을 조립해 세움으로써 한국과 일본, 공주와 가라츠 두 지역간 우호와 교류를 상징했습니다. 돌 재료는 보령 오석(烏石)으로 제작했으며, 본체는 중앙의 등감을 중심으로 뻗어가는 빛과 서기(瑞氣)를 선각(線刻)으로 표현함으로써 백제문화의 계승 발전, 활성화를 상징한 것입니다.

▲윤용혁= 무령왕 기념비는 한·중·일 세나라를 연결하는 동아시아 문화 벨트의 첫 시도가 될 수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 목록 중 백제권만이 제외돼 있어 아쉬운 현실입니다. 이번 사업의 성공 여부는 무령왕의 역사적 위상과 왕릉의 중요성은 물론 한·일 양국 지역민들의 무령왕에 대한 애착과 관심도 고취될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 등록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념비 건립도 세계문화유산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태묵= 무령왕릉이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등록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무령왕릉 하나만 가지고는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지난 해 세계문화유산 설명회에서 기념비 건립 등 무령왕국제네트워크 활동상황을 보고 받고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정헌= 무령왕 탄생 설화를 매개로 만화, 책, 드라마, 영화 등을 만들어 관광객 끌어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윤용혁= 무령왕 탄생 설화는 아주 재미있고 서동요 보다도 더 드라마틱한 얘기입니다. 무령왕 자료를 정리해 드라마, 영화 등을 만들 수 있는 무령왕콘텐츠 사업을 충남역사문화원과 진행 중에 있는 걸로 아는데 기념비 제막과 무령왕콘텐츠 사업 계획 시기가 들어맞은 것도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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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기념비 제작 경과
-1999년 12월: 가당도의 무령왕교류실행위원회에서 무령왕기념비 건립 진정서를 진서정에 제출
-2000년: 경북대 문경현 교수, 무령왕의 가당도 출생설 논문 ‘사학연구’에 발표
-2001년 8월: 공주대 최석원 교수를 중심으로 무령왕 기념비 건립 사업 추진 협의
-2001년 8월: 공주대 윤용혁 교수 가당도 진서정 등을 방문
-2002년 1월: 무령왕교류실행위원회 주관으로 문경현 교수, 니시다니 교수 등을 초청, 나고야성박물관에서 무령왕 심포지움 개최(윤용혁 교수 참가)
-2002~2003년: 진서정의 무령왕교류실행위원회와 향토문화연구회의 교류 및 방문
-2004년 6월: 가당도에서 무령왕축제에 오영희 공주시장 등 참가, 기념비 공동 건립 문제가 무령왕실행위원회 측으로부터 공식 논의됨
-2004년 6월: 나고야성박물관에서 무령왕심포지움 개최(윤여헌 회장, 윤용혁 교수 발표자로 참가)
-2004년 8월: 무령왕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기 위한 무령왕국제네트워크협의회 창립(회장 정영일), 기념비를 2005년 ‘한·일우정의 해’ 기념해 2005년 6월 무령왕축제에서 제막 협의
-2005년 6월: 가당도 현지에서 제4회 무령왕축제 개최, 한일관계의 악화 및 모금액의 부족으로 기념비 건립 1년 연기. 공주대 김정헌 교수가 기념비 디자인을 현지에서 소개.
-2005년 8월: 가당도 소·중학교 학생과 공주 탄천 초·중학교 학생들이 홈스테이 교류
-2005년 12월: 기념비 설계 완성, 기념비의 본체를 공주에서 제작, 후쿠오카까지 운송하고 가당도측에서는 부지 조성, 건립, 제막식을 담당하기로 함. 공주측의 사업추진을 무령왕네트워크협의회와 공주향토문화연구회 공동으로 하기로 함
-2006년 2월 : 기념비 제작 작업 백제조각원에서 담당하기로 계약
-2006년 3월: 무령왕교류실행위원회 측과 부산에서 만나 기념비 건립에 관한 기술적·실무적 문제 협의
-2006년 5월: 기념비 제작 완공, 기념비의 무사 우송 기원하는 장도고사 지냄
-2006년 5월: 기념비를 부산항에서 선적, 모지(門司)항까지 운송(신방물류주식회사)
-2006년 5월: 기념비 건립 공사
-2006년 6월 25일 무령왕기념비 제막식 및 제5회 무령왕축제(가당도 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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