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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보는 고사성어

제목

배반낭자(杯盤狼藉)

닉네임
고사성어
등록일
2009-04-20 15:16:41
조회수
3286

 

배반낭자(杯盤狼藉)
杯(잔 배)·盤(소반 반)·狼(어지러울 낭)·藉(자리 자)

난잡한 술자리의 모습

전국시대 초, 제위왕(齊威王) 때 키가 작은 사내로 익살을 잘 부리는 순우곤이란 사람이 있었다. 때마침 제(濟)가 초(楚)의 공격을 받게 되어 조(趙)로 원병을 청하게 되었다.

그때 순우곤이 제의 사신으로 조에 가서 10만 정병을 얻는데 성공하여 초는 제의 침공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제나라의 궁에서 축하연이 베풀어졌다.

그 자리에서 제왕은 순우곤에게 물었다.
“그대는 얼마나 마시면 취하는가?”
“저는 한 되 술을 마셔도 취하고 한 말 술을 마셔도 취합니다.”

순우곤은 제왕에게 수수께끼 같은 대답을 했다. 제왕은 그 설명을 제촉했다.
“한 되 술을 마시고 취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 말 술을 마신단 말인가, 어서 말해 보게.”

“먼저 대왕에게서 술을 받는데 제 옆에는 법의 집행관이 있고 뒤에는 재판관이 있다고 가정을 해보지요. 그때 저는 황공해 하며 마시게 되므로 한 되도 채 못 마시고 취하게 될 것입니다.

또 제 친척으로 근엄한 손님을 상대할 때는 몸을 바르게 하고 마시며 자주 잔을 올리게 되므로 두 되고 마시지 못하고 취할 것입니다. 혹은 오래 만나지 못했던 친구하고 돌연 만나 환담하면서 마시면 대여섯 되로도 취할 것입니다.”
순우곤의 이야기는 점차 열을 띠기 시작했다.

“만약 촌리(村里)의 회합이 있어 남녀가 섞여 앉아 술을 마시며 육박(六博 : 주사위 놀이)을 하면서 손을 잡아도 좋고 물끄러미 쳐다보아도 좋고 제 곁에 귀고리나 비녀 등이 떨어져 있다면 저는 그만 기뻐서 여덟 되쯤 마시고 서너 차례 취기가 돌 것입니다.

다시 날이 저물어 주연이 마침내 절정에 이르면 술통을 치우고 남녀는 무릎을 맞대며 신발이 흩어져서 배반낭자(杯盤狼藉)가 되지요. 집안의 등불은 꺼지고 주인이 나를 머물게 하고서 손님은 돌려보내는데 그러한 때 내 곁에서 얄팍한 비단옷의 가슴팍이 풀어지고 은근한 체취가 풍기면 나는 그만 하늘에라도 오른 듯한 말의 술을 마실 것입니다.”

이렇듯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제왕을 기쁘게 해 놓고 교묘하게 간하는 것이다.
“술이 극도에 달하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극도로 달하면 슬퍼진다고 합니다만 그렇게 되면 나라가 위태해집니다.”

이로부터 제왕은 철야의 주연을 그만두고 곤을 제후의 주객으로 삼아 연석에는 반드시 자기 곁에 앉게 했다고 한다.

작성일:2009-04-20 15:16:41 58.78.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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