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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강대 정희경 이사장의 교육 이야기

닉네임
교육인
등록일
2009-01-22 01:01:15
조회수
4163
“생존 위한 몸부림 아닌 성장 위한 혁신 택했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청강대. 건물들 앞 곳곳에 금연 문구 ‘흡연하려면 건물 10미터 바깥으로 나가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학장실이 위치한 지상 5층의 청강홀도 마찬가지다. 이를 어기면 기숙사 입소와 장학금, 도서대출 등에 불이익을 준다는 메시지가 흡연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문화산업을 표방한 대학이고 애니메이션·만화·공연 등 자유분방한 학과가 많으니 다른 대학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개방적(좀 더 나가면 자유방임적)이라 생각했다. 완전히 빗나갔다. 실제로 청강대은 엄격한 학칙과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청강문화산업고등학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한다. “창작활동·창의적 사고는 최대한 자유롭게 풀어주지만 분야별 전문인재로서의 전인교육에 필요한 지덕체(智德體)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청강대 정희경 이사장은 말을 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게 하나 둘이 아니다. 청강대는 지난 1996년 문화와 산업을 연계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국내 최초, 유일의 문화산업 특성화 대학이다. 지난 11년은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었다. 이 대학은 지난 1996년 남양알로에(현 유니베라) 창업주 고 이연호 회장이 설립했다. 청강(淸江)은 그의 아호이다. 이연호 회장이 교육에 뛰어들겠다고 하자 부인 정희경 여사부터 회사 안팎에서 반대가 극심했다. ‘문화산업’이라는 생소한 개념에 대해 위험성이 높은 도박과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교육부에서도 3번이나 반려했고 학교 이름 뒤에 공업대학명칭을 붙인 뒤에야 개교할 수 있었다. 국내 최초이니 학과명칭, 커리큘럼, 전임교원 등을 꾸리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걸렸다. 한국·미국·일본 등 유수 대학들을 벤치마킹하고 장단점을 취할 수도 있었으나 독자적·독창적 모델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과·만창과 등 국내 최초로 개설 애니메이션과·만화창작과·푸드스타일리스트과 등을 국내 최초로 개설했고 2007년부터 플로랄(Floral)디자인과, 중국 IT 비즈니스, 사이버보안, 3D그래픽, 물류유통정보 등 6개 학과를 증설했다. 1997년 교육부에서 승인받은 게 4개 계열 10개 학과 920명이었다. 지금은 8개 계열 24개 학과 1893명이 입학했다. 매년 졸업생만 1200여 명에 달한다. 1997년부터 10년 연속 교육인적자원부가 선정하는 우수특성화 프로그램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문화산업 특성화대학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순수 취업률에서도 90% 이상을 육박한다. 정희경 이사장은 교육의 질과 지원에 대해서만큼은 최고로 자부한다. 대학의 교육, 실습기자재는 국내 톱 클래스이다. 한 한기에 한 번씩 커리큘럼을 뜯어 고치고 개선해 산업계의 수요와 시장의 트렌드를 재빨리 반영한다. 학과를 신설하거나 개편하기 위해서 1년 동안 고민한다. 교수들의 전공심화를 위한 교육비용을 학기마다 80만원씩 지원해 준다. 물류유통정보학과의 경우 학교가 소재한 호법면과 마장면 일대가 국내 대표적인 물류단지인 점을 감안해 신설했다. 이를 위해 교수 3명이 물류단지를 일일이 찾아가 전문가들에게 현장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 2005년부터 교수·학생·교직원을 포함해 전원에게 문화체험 장학금을 50만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청강대 정희경 이사장은 필요하면 삼고초려도 마다 않고 유능한 교수들을 영입했다. 창작뮤지컬 프로듀서로 유명한 이유리 뮤지컬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1997년 말 첫 졸업작품전이 열렸다. 청강대 정희경 이사장의 제자인 어느 미대 교수가 찾아와 관람하더니 “우리 애들(학생)은 2년을 가르쳐도 이렇게 나올 순 없다”며 감탄했다. 4년제 1·2학년 수업에 교양, 전공이 혼합된 것과 다르게 청강에서는 수업 첫날부터 흙을 만지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대에서 4년제로 편입을 독려하거나 학점을 너그럽게 주지만 청강은 그렇지 않다. 다만 실무적·실용적 스킬 이상 발전하려면 창의력이 필요하고 이는 인문학에 대한 마인드에서 길러진다. 이를위해 교양과목도 늘리고 있다. 청강의 학기당 등록금은 200만원대 후반 300만원대 초반으로 전문대의 상위권 수준이다. 이 학장은 “대학도 무한경쟁에 들어감으로써 생존과 도태를 거듭하고 학생, 대학에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질 높은 교육을 이룰 수 있다”며 “같은 등록금을 받고 누구는 몇 억원 씩 들여서 기자재 확보하는데 누구는 칠판에 분필만 갖다 놓는 곳과는 비교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2∼3년 공부하면 산업체 인재로 청강대는 지난 11년 동안 신입생 유치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출산율 저조, 해외유학 급증, 4년제 중심으로 돌아가는 교육제도는 위기다. 2013년 이후에는 고교 졸업자 수가 급감하기 시작한다. 정희경 이사장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닌 성장을 위한 혁신을 택했다. 이를 위해 청강 가치창조팀(CVC)을 만들었다. 학교 정문 오른편에 신축 중인 건물이 그 예이다. “기숙사를 짓고 한 층 전체를 창작공간으로 만들 겁니다. 4계절 24시간 내내 개방하여 밤샘작업이 많은 학과를 중심으로 개방할 겁니다. 한 곳에서 편하게 밤 새우고 먹고 자고 씻고 작업하는 것이죠. 잘 운영된다면 수 년 내에 성과를 보일 겁니다.” 4년제로 편입하지 않아도 전문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청강 출신으로 산업현장에서 인정받는 문화산업사관학교로 만든다는 포부이다. 청강대 정희경 이사장 그러나 기업들이 전문대학의 변화·변신의 노력을 잘 모르는 게 가장 아쉽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얼마나 굉장한 노력이 담겨 있는지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기업들이 명문대에 기부, 지원하듯 전문대학에도 지원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서울대 연고대가 우선이고 4년제가 전부라는 생각을 버렸으면 해요. 아이들의 진로·적성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2, 3년 동안 산업체에서 필요한 전문인재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출처] 교육CEO에게 듣는다 "청강대 정희경 이사장"|
작성일:2009-01-22 01:01:15 116.45.6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