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승교(바른정형외과 원장)

뼈에 관련된 많은 말들이 있는데 ‘뼈에 사무치다’, ‘뼈가 저리다’가 대표적이다.

요즈음 병원 앞 금강 변 금빛 모래가 중장비에 의해 마구 파헤쳐져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 ‘뼈에 사무치도록’ 아프고 청양 청남 지곡리 단골 환자분이 이번 구제역으로 자식 같은 소를 모두 땅에 파묻었다는 하소연은 ‘뼈저리도록’ 아프게 해서 정말로 뼈 치료를 받아야하는 사람은 정형외과 의사인 바로 나인가보다.

모든 결과에는 과학적 원인이 있고 과학적 원인 없이 발표되어지는 결과물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혼돈을 낳는다. 단, 예외인 것이 있는데 바로 사람이나 가축 같은 생명이다.

발가락 및 발톱이 두 개인 동물은 다 걸린다는 구제역은 아직까지 원인도 모르고 오직 할 수 있는 일은 하늘만 바라보면서 동물을 땅에 묻는 살처분과 효과를 알 수 없는 방역 활동뿐이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어서 모든 의료분야에서 항상 따라붙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특발성(tdiopatjhtc)’ 즉, 특별한 원인적 요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은 뼈에 오는 원인 모르는 병인 특발성 무혈(無血)성 괴사 즉, 원인 모르게 뼈가 죽는 병과 음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무혈(無血)성 괴사는 말 그대로 피가 통하지 못해서 뼈가 죽는 병이다. 농사로 이야기하자면 병충해로 벼가 죽는 것이 아니라 원인 모르는 가뭄으로 벼가 말라 죽는다는 것이다.

팔꿈치, 손목, 사타구니, 발목관절 통증으로 오시는 환자분에게 자주 발견되며, 1925년에 보고된 이후로 거의 백여 년이 가까워지고 있으나 마치 구제역처럼 아직까지도 그 원인을 모른다.

명쾌한 원인은 모를지라도 환자들에게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과도한 음주다. 열 명의 환자가 있으면 여덟 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당이다.

다른 기계나 동물처럼 마음대로 실험을 할 수 없다는 한계로 인해서 인간에게 생기는 질환은 통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 전국의 40~70세 7천여 명의 남성 및 여성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하루에 소주 6잔, 알코올로 따진다면 대략 50그램선 이상부터 급격히 골다공증이 심해지는 보고가 있다.

기전은 알 수 없으나, 과음은 콩팥에서 급격히 칼슘이 빠지도록 유도하고 칼슘이 빠진 뼈는 골다공증 및 무혈(無血)성괴사가 되기 쉽다. 따라서 술을 마시더라도 기준을 두고 마셔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건강음주와 위험음주의 명확한 기준은 하루 50그램, 일주일에 150그램 미만이면 건강음주에 속한다. 의학적으로 알코올 12그램이 한잔이므로 하루에 소주 5잔,(양주 4잔, 맥주 3병, 폭탄주 3.5잔, 막걸리 1병반)을 마시더라도 일주일에 3번 (150그램 미만)미만이면 뼈 건강에 그다지 해가 되지 않는 건강음주이며 일주일 내내 마시면 (350그램 이상)위험음주가 되는 것이다.

40대 이상 남성으로 거의 매일 음주를 한다면 반드시 골다공증 검사나 X-ray촬영으로 뼈 상태를 점검 받을 필요가 있으며, 여성의 경우라도 날마다 소주 2잔 이상을 계속 마시면 예외가 아니다.

한국사회는 술 권하는 사회이며 술자리도 근무의 연장이며 술을 잘 마셔야 출세도 잘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지 모르나 밤새도록 마시는 술이 뼈에서 칼슘을 도려내고 뼈를 죽게 만든다는 사실을 주목한다면, 낮에 뼛골 빠지게 일하고 밤에 뼛골 빠지도록 술을 마시는 우리네 아빠들은 뼈가 남아나지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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