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왕 아기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성탄절이다.

지금 연평도에서는 전운이 감돌아 한반도의 평화, 아시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 같아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평화를 위해 기도드린다.

한반도에서 전쟁연습이 필요 없는 평화 통일의 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한다.

성탄절 하면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떠오른다. 구세군의 창설자 부우스(Booth) 대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 예언한 말은 유명하다. “장차 그리스도 없는 그리스도교, 중생 없는 구원, 그리스도 없는 성경, 그리고 회개 없는 용서를 논할 때가 올 것이다.”

현재가 바로 그때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성탄의 경우 ‘그리스도 없는 크리스마스’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항상 백화점이나 화려한 도시 거리에 성탄트리가 먼저 등장한다. 그러나 정작 그리스도 없는 크리스마스는 빈 구유처럼 초라하고 무의미한 것이다.

양지(필자의 필명)는 성탄절만 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오래 전에 공주대 부고 앞에서 교회를 개척하는데 예배당에 아이들이 찾아왔다. 하나같이 영세결손가정 아이들이었다. 부모가 없는 소년소녀가장에, 어머니가 가출한 결손가정, 장애인가정의 아이들이 무단으로 열린 교회당에 들어와 잠을 자고 오줌도 싸 놓은 경우이다.

양지는 지나치지 않고 ‘추위에 떨고 있는 어린 예수님’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이 후원하기 시작하여 오랫동안 사랑이 있는 모임을 결성하여 불우아동사역을 해 온 바 있다.

그리고 매년 성탄절에는 ‘마굿간 축제’를 연다. 마굿간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오늘날에도 마굿간 같은 집에서 가난과 소외를 경험해야 하는 가난한 이웃들을 초대하여 축제를 연다.

그리고 시내에서는 ‘몰래 산타’ 행사를 갖는다. 공주몰래산타대작전준비위원회(공주청년회, 교대총학, 공주지역아동센터 등)는 금년에도 성탄 이브(12. 24)에 실시할 몰래 산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 부모 가정이거나 장애인가정, 조부모 가정 등 가족 간의 시간을 많이 나누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몰래산타대작전을 통해 선물도 주고 함께 노래하고 즐거워하며 잠시나마 정을 느끼고 꿈을 잃지 않도록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3회 째를 맞는 올해에는 200여 산타(회비 1만원)를 모집하고 모금운동을 펼쳐서 100여 명의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나누려고 한다.

러시아의 한 작은 마을에 파파파노라는 착하고 성실한 구두 수선공 할아버지가 사셨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 할아버지에게 어느 성탄 전날 밤 꿈에 예수님께서 찾아오셨다.

“내일 성탄절 날 할아버지를 방문하고자 합니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할아버지가 잠을 깨었을 때 눈 속에서 솟아오르는 찬란한 태양이 밝게 비치는 성탄의 아침이었다. 할아버지는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성탄절에 특별히 쓰는 커피 주전자를 난로 위에 올려놓고 청소도 깨끗하게 하였다.

기다리는 예수님은 보이지 않고 거리의 청소부만 보이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청소부를 향해 “이리 들어와요. 추운데 몸이나 녹이고 커피라도 들어요”라고 하여 그를 맞이해 들였다.

점심때가 다 되어도 예수님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한 누더기 옷을 입은 여인이 홑이불에 어린 아이를 싸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측은하여 그 여인을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빨갛고 시퍼렇게 얼어 있는 아기의 발을 할아버지는 보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아기에게 신발을 신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어제 밤에 보았던 조그마한 신발을 신겨 보았다. 신기하게도 꼭 맞았다. 아기와 여인은 행복하고 감사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느 덧 마을에 저녁 기운이 몰려왔다. 할아버지는 저녁 준비를 위해 스프와 빵을 데웠다. 그 때 한 할머니와 그 할머니의 과일을 훔쳐 달아나는 어린 아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할머니는 훔치고 달아나던 아이를 붙잡아 때리며 경찰서로 데려가려고 끌고 갔다. 그 때 파파파노는 그 할머니에게 간청을 했다.

"그 아이가 배가 고파서 그런 짓을 했으니 용서해주고 내가 대신 과일 값을 지불하지요"

파파파노의 마음에 할머니는 그 아이를 용서했고 그 아이도 할머니에게 용서를 빌었다. 어느새 할머니와 아이는 정답게 길 저 쪽으로 함께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기다리던 예수님은 오시지 않았다. “결국 꿈이었단 말이지”라고 실의에 빠져 있었다. 그 때 “할아버지, 나를 보셨지요?” 라고 하는 어제 밤 꿈의 그 소리가 들렸다. “어디에 계셨습니까”라고 묻자 “나는 오늘 할아버지를 세 번이나 찾아갔어요. 한 번은 청소부로 한 번은 아기를 안은 여인으로 마지막으로 거지로 말이예요. 당신이 나에게 베푼 따스한 사랑 정말 감사했어요.”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정작 주인공 없는 생일파티는 없기를 바란다. 바라기는 구체적으로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성탄절이었으면 좋겠다. 연말연시 우리 주변에는 차가운 구유에 놓인 아기 예수들이 많음을 본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성탄절로 만들어 온누리에 예수 그리스도의 나눔과 평화가 넘쳐나 참으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계절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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