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김모씨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원하였다. 김씨의 딸은 현재 키가 150cm로 학급에서 제일 크다.

키가 제일 큰데도 불구하고 걱정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6개월 전부터 아이의 가슴이 봉긋해지고 초경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초경을 하고 나면 키가 안 큰다는 말을 듣고 다급하게 병원을 찾은 것이다.

아이의 손목 X-ray와 척추사진, TW3 검사방식에 의한 성장판검사를 시행한 결과 놀랄만한 사실이 발견되었다.

현재로는 나이에 비해 키가 큰 편이지만, 뼈 나이(골연령)는 실제나이보다 3년 이상 앞서있고 거의 성장판이 닫히고 있어서 앞으로 약 5cm정도 밖에 자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어 최종 성장 예측키는 155cm정도였다.

김씨는 “성억제재를 맞으면 키가 좀 더 클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물었고 “성장판이 이미 많이 닫혀있어서 큰 효과가 없다”라고 답했다.

이 시점에서 이해해야할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 성(Sex)호르몬이 분비되면 성장(Growth)호르몬은 억제된다는 사실이다. 성호르몬이 분비되면 갑작스럽게 100%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는 것은 아니고 서서히 성장호르몬이 억제되어, 일반적으로 초경이후 성장은 멈추게 된다.

그리하여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이 국무총리로 군림하다가 성호르몬(Sex Hormone)이라는 대통령이 출현하면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이길 수가 없듯이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은 스스로 자취를 감춘다”는 표현이 설득력 있는 표현으로 존재하고 있다.

아무튼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보다 사춘기가 빨리 오고 성장판도 더 빨리 닫히기 때문에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현재 키가 크더라도 언제 성장판이 닫힐지 모르니까 성장판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며, 초경 및 이차성증 유무를 잘 관찰 하는 것이 유의하다.  앞의 경우는 키가 제일 큰 딸이 성장판이 닫혀있어서 더 이상 앞으로 더 클 수 없는 경우였으나,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이모씨도 작은 키 때문에 성장 크리닉을 찾았다. 이씨의 아들은 유치원 때부터 또래들 보다 항상 10cm정도 작았으며, 1년에 5cm 정도씩은 꾸준히 자라왔으나 또래들과는 차이를 줄이지 못하고 학급에서 제일 작은 편이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친구들은 사춘기가 오면서 1년에 10cm정도씩 쑥쑥 자라는데, 아들은 사춘기도 오지 않고 또래들과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 같아 병원을 방문했다.

진찰결과 이씨의 아들은 현재키는 100명중 세 번째에 해당될 정도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뼈 나이(골연령)는 실제보다 두 살 이상 어리고 성인이 되면 최종 키가 평균범위에 들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계속 성장할 여지가 많으므로 너무 걱정 말고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이후 이씨는 아들의 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되어 마음이 편안 해졌다. 그러나 이씨의 아들과 같이 ‘단순히 늦게 크는’ 경우는 10명중 1-2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며 실제로는 ‘늦게 크는’것이 아니라 ‘작은 것’인데도 막연히 ‘늦게 크겠지’하고 마냥 기다리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모든 남자아이들을 185cm까지 모든 여자아이들을 170cm까지 자라게 할 수는 없다. 또한 세상에는 키가 큰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어 각자의 개성이 중요하지 모든 사람 키를 똑같이 크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너무 작은 키는 일생생활에 불편을 초래 할 수 있으며, 자아존중감에도 상처를 주어 평생 세상을 위축되어 살 수도 있다. 만약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이 있다면, 그 원인을 제거해주기만 해도 자라는 속도가 훨씬 나아지게 되고 특별한 성장치료 없이도 충분한 영양공급, 생활습관으로 정상적인 최종 키에 도달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성장판이 닫히고 나면 사람은 어떠한 경우라도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또 성장판이 완전히 닫힌 후에는 아무리 잘 먹고,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도 키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조기에 성장판 검사를 하여 정확한 성장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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