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발전’ 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한 편의 칼럼으로 정의한다는 시도 자체가 무모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우리 공주지역 발전에 대한 이야기로 범위를 축소하여 접근을 하면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고 실질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범위를 내가 몸담고 있는 농협 그리고 평범한 시민의 입장으로 기술한다면 어느 정도 손에 잡히는 글의 전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4월 첫째 주부터 우리 농협 직원들이 매 주 금요일 아침 공주 중동 사거리에서부터 공주고 앞까지 거리청소를 시작하였다.

공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 없는 거리 조성사업이 시작의 발단이 되었다. 처음 직원들에게 그러한 제안을 하였을 때에는 사실 한 달에 두 번 정도를 생각했었다.

그런데 직원들의 의견은 달랐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해야 하고 그것도 어느 정도 시민운동으로 점화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매 주 금요일은 아침운동도 하고 직원간의 협동심도 확인하며 덤으로 깨끗해진 거리를 보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도 경험한다.

나태주 공주 문화원장님의 “시”라는 작품에 나오는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라는 구절을 우리 농협직원들은 매주 금요일 제대로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공주지부장으로 부임하고 느낀 것은 우리 공주가 다른 지역에서 갖고 있지 않은 많은 것을 보유한 자랑스러운 지역이라는 것이었다. 찬란한 문화 유적과 역사스토리는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보충할 수 없는 자원임은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강 또한 훌륭한 관광자원이며 시민들의 심미적 자원이다. 도처에 산재한 명산과 명승고찰을 공주만큼 보유한 시군도 찾기 힘들다. 전국 어느 지역도 두 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여건도 산업사회의 중요한 장점이다.

전국에 열 개밖에 없는 국립박물관이 공주에 있고 동학의 생생한 역사 현장과 천주교의 성스러운 성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공주만이 보유한 독특한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그렇지만 정작 공주시민들은 그러한 자원의 소중함에 둔감하다는 것이 첫 번째로 든 생각이었다.

물론 고도육성사업 등을 통해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많이 증대되었고 앞으로 시와 공주대학교가 협력하여 펼칠 ‘公州學’ 사업을 바탕으로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한다. 다음으로 든 생각은 지역사회 유지의 기본이 되는 기초질서 의식이 약하다는 것이다.

공주시내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차량의 방향지시등을 켜는 비율이 절반 이하이다. 차량운행 속도를 저하시키고 무엇보다도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금강 둔치나 공공장소, 거리등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는 사례도 다른 지역보다 심하여 시민의식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든 생각은 지역의 여론이 수렴보다는 분산경향을 띈다는 것이다. 어느 지역이나 지역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그 다양성을 인정한 가운데 무수한 조정과정을 통하여 발전하는 것에는 동의를 하지만 주변지역 변화에 수세적 비교를 하면서 지역여론이 장기적으로 양분되는 것은 결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없다.

공주지역을 전 국민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 지역사회 발전상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시민운동의 모티브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가나 지자체 주도의 발전전략에는 한계가 있고 타 지역과 차별화할 수가 없다.

공주지역을 잘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한 시민들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참여하는 공주만의 ‘뉴 새마을 운동’이 점화되고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나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우리 농협 공주시지부 직원들은 열심히 거리청소를 하며 또한 농협이 해야 할 본연의 일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에 몰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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