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현장에서 문제행동이 발생을 하면 교무실에서 혹은 도서실에서 훈육실에서 반성문을 쓰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가? 교사가 의도한 대로 반성적 사고로 글을 쓰고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늘 갖게 되었다.

이러한 의구심을 풀어보기 위해서 석사 논문 주제를 ‘고등학생의 반성문쓰기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를 주제로 삼아 1년 동안 학생들과 심층면접을 하고 참여관찰을 하였다.

심층면접을 진행하면서 반성적 사고를 촉구하는데 교사의 태도, 반성문을 작성하는 장소, 학생의 감정 등이 긍정의 요인이기도 하고 방해의 요인이기도 하였다.

석사논문을 마무리하면서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학생의 내부적인요인에 중점을 두어 자신의 감정을 컨설턴트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자신의 장점으로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화나는 감정이 들 때 자신의 행동이 자신에게 주위 공동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감정의 욕구가 무엇인지? 에 대해서 차근하게 찾아가게 하기 위한 감정일기 쓰기에 목표를 두고 학생들에게 제안을 하였다.

학생들에게 하루의 시간일기와 더불어 시간을 보낸 후의 감정을 쓰도록 하였다. 일주일 후 감정일기를 보면서 1:1 상담을 실시하였다. “일주일의 생활을 한단어로 정리하자면” “지루함”이요. 내가 읽어도 더 이상의 단어는 없을 것 같았다. 일주일이 거의 같은 일상 패턴이었다.

아이에게는 뇌를 자극하여 감정의 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즉 여행을 간다거나 친구들과 논다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등과 같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다. 그러다 보니 대인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감정이 격할 때는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 지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몇 명의 아이들의 감정일기에서 안정적이지 못하고 감정의 기폭이 심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유는 청소년기에는 감정의 뇌가 한창 활발하게 발달하는 중이고, 사춘기의 감정 조절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성인보다 40%정도 덜 나온다.

이로 인해 청소년기에는 자주 짜증을 내고 화를 내거나 우울해하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변덕스럽고 때로 감정의 격함은 정상일 수 있다.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내적 자원을 활용하여 에너지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몸으로 직접 부딪치면서 자신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 봉사활동, 다양한 체험활동을 경험하도록 하는 교육환경을 제공하였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모든 경험을 감정의 차원으로 기억하게 된다.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면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는 것들도 있고,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좋지 않은 느낌으로 기억되는 것들도 있다. 청소년기의 즐겁고 좋은 체험은 평생의 좋은 자양분 역할을 하게 된다.

내안의 나와 친숙해지는 방법은 무엇일까?

감정일기쓰기를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슬프면 슬픈 대로, 화가 나면 화가 나는 대로, 욕을 하고 싶으면 욕설을 그대로 쓰도록 하였다. 자기 안에 있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도록 하였다. 감정을 느끼는 순간 글을 쓰도록 하였다.

노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스스로 감정을 수용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작은 감정의 변화라도 오는 순간에도 잊지 말고 글을 쓰도록 하였다. 작은 감정의 변화에 익숙해지면 큰 감정의 변화가 왔을 때 내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감정들에 대처하고 안정을 찾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 감정이 무엇인지를 명료화 하지 않으면 대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아이들이 감정일기를 가지고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에 명칭을 붙이는 과정을 함께 하였다.

즉 스스로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였다. 어떠한 상황에서 그러한 감정이 있었는지 즉 감정과 상황을 연결해 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스스로 아이들의 감정에서 공감을 해주고 감정은 받아주었지만 감정 때문에 한 행동에 대해서는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찾아가도록 하였다.

감정의 매니저가 아닌 컨설턴드
일주일에 하루는 자신이 보낸 생활을 정리할 시간을 갖도록 하였다.

-방해받지 않는 장소를 찾은 후 일주일동안 의 감정 표현 단어로 생활을 정리하는 글을 써본다. 그리고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것을 써보도록 한다. 감정일기는 자서전이 아니고 내 문제을 알기 위함이다. 가능한 한 떠오르는 대로 써본다. 문법 무시, 맞춤법 무시를 한다. 솔직하게 써본다.-

1년 동안 감정일기에 참여한 학생들의 일부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의 감정으로 내가 나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감정을 알아차리면서 스스로에게 존중받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감정의 CEO란  단어가 매력적이다. 다른 사람에게 받는 감정의 정보는 활용적이고 때로는 민감하기까지 하다. 허지만 나 자신의 감정의 정보는 무지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직업의 특성상 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는 때로는 능통하다.

그래서 나에게 주는 정서를 무시하고 억누르다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까지 이르게 되면 아주 극단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 매일 저녁 감정일기를 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감정의 흐름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감정의 흐름을 찾고 싶어서이다.

나 자신과 솔직하고 명료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정일기를 쓰면서 분노로부터 시작된 감정이 어느 순간부터 적개심으로 변질 되 않을까 걱정이 된다. 분노의 감정은 자신의 자존심이 위협을 받을 때 나타나는 감정이다. 요즘 학생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교사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지? 수업시간에는 000해야 하지 않나? 왜 저리들 예의가 없어? 내가 왜 이리 자주 분노의 감정을 경험하고 있지?” 분노의 근원을 외부적인 조건에서 찾곤 했다.

“이러다가 내가 나를 잃겠구나. 적개심의 감정으로 발전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 감정일기를 차근히 읽기 시작했다. 결국은 모든 틀을 이미 만들어 놓고 내 틀 안에서 벗어나는 일상적인 상황에 대한 분노의 감정 이었다.

나는 내 감정의 CEO 이고 싶다.

내안의 부정적인 감정을 들 때면 밖으로 나가서 걷고 있다. 내안의 나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며 평화로움이 찾아올 때 까지 걷고 마음에 한곳에 징표를 남긴다.

“주님  오늘도 나 자신의 분노와 친구가 되게 해주소서. 내안의 또 다른 나. 걱정으로 잠들지 못하고 화가 나서 펄떡거리는 나를 인정하고 대화하는 내가 한 몸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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