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크고 작은 조직에 속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인들은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거나 정치적 존재로 규정해 왔을 게다.

한자로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人)가 서로 다른 방향의 두 획으로 이루어진 것 또한 상호 의존하여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표징(標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조직이든지 여러 사람이 모여 일하다가 보면 내부적 갈등과 알력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왜 그런가. 한정되어 있는 권력과 재화를 둘러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서로 강한 권력과 많은 재화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 불러오는 이 현상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건전한 경쟁은 조직을 활성화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그 조직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만, 반대로 반칙과 편법이 동원된 투쟁은 술수와 부패로 직결되어 그 조직을 무너뜨리게 된다.

여기서 조직의 지도자가 갖고 있는 능력과 자질이 그 조직의 미래를 좌우하는 척도로 작용하게 된다. 훌륭한 지도자는 편법과 반칙을 차단하여 조직원의 긍지와 명예를 지켜 줌으로써 그 조직을 더 강하고 탄탄하게 만들지만, 무능한 지도자는 오히려 그 편법과 반칙에 편승하여 자기 이익과 자리를 지키려다가 결국 공멸을 초래하게 된다.

동양 고전인 <맹자>에는 이런 말이 있다. 전쟁을 할 때 ‘하늘이 내려준 때가 중요하지만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하는 것만 못하고(天時不如地利), 지리적인 이점은 사람들이 화합하는 것만 못하다.(地利不如人和)’

이는 물론 춘추전국시대 크고 작은 전쟁이 빈발하던 시기에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현대사회의 조직을 이끌어 가는 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조직원의 인화를 잘 하게 하는 게 훌륭한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인화를 잘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포용적인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 지도자는 조직을 변화시키고 움직이게 하여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지시와 명령으로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는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구성원들의 효율적인 경쟁을 적절히 유도하는 일이다. 경쟁이 없는 조직은 정체되어 썩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기면 이는 조직을 병들게 한다. 그러므로 능력과 적성에 따라 일을 맡기며, 믿고 기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관심을 가지고 격려하고 칭찬하여 조직과 함께 개인도 성장하기 위해 힘쓰도록 한다. 이와 같이 적절한 경쟁을 유도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과 벌을 엄격히 하는 것이 경쟁의 긍정적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지름길이 된다. 이런 일은 곧바로 조직원의 인화로 이어진다.

끝으로 합리적이면서 불편부당한 일 처리가 필요하다. 지도자는 끊임없이 여러 사안에 대해 판단하고 그에 대한 결단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경우에 따라 참모들의 의견을 들을 수는 있지만 최종 판단과 결정은 지도자가 해야 하고 그 책임 또한 자신이 져야 한다. 이때 사사로운 정이나 이해관계를 벗어나 결단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지도자의 철학과 양심이 중요한 소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언제 불똥이 자기에게 떨어질까 전전긍긍할 일 없이, 소통을 통해 조직의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서로 돕고 책임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지도자의 역량을 발휘해야만 인화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인화를 바탕에 두면 어떠한 난제도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고 본다. 이솝우화에서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은 차갑고 세찬 바람이 아니라 결국 따뜻한 햇볕이 아니었던가! 부드러움보다 더 강한 지도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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